모두들 달뜬 표정이었다. 여성재단 박영숙홀에 둘러앉은 얼굴들엔 저마다의 기대와 기쁨이 가득했다. 자리가 정돈되고 인사가 오가기 시작하자 전국 팔도의 사투리가 다 튀어나온다. 누구는 부산에서, 누구는 목포에서, 완주, 경주, 대전, 전주, 수원, 인천, 그리고 서울에서 이동해 한 자리에 모였다. 2017년 공간문화개선사업에 선정된 시설 담당자들이다. 2017년 공간문화개선사업에 선정된 단체는 총 9개다. 이주여성, 저소득 한부모 가정, 비정규직여성, 장애여성, 지역여성, 성/가정폭력 피해자, 위기청소년 그리고 아동들을 위한 시설들이 선정됐다. 100여개의 지원 단체 중 9곳만 선정됐다 하니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지원으로 2009년 시작한 공간문화개선사업은 여성들의 ‘공간’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한 사업이다.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공간이 갖고 있는 중요성을 일찍이 알아봤던 것이다. 이와 같은 성격의 다른 지원 사업은 찾기 힘들 정도로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다. 매년 많은 단체들이 이 사업에 신청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간이 열악하다는 것을 말한다. 시설들이 신청한 공간들은 대개 상담실, 프로그램실 등의 돌봄과 치유가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그러나 낙후된 시설로 효과적인 공간 활용이 어려움은 물론 안전마저 걱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