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사라진 목소리를 드러내는 용기, 변화의 마중물: 2025년 성평등사회조성사업 활동공유회

2025.11.25

2025년 11월 20일에 개최된 성평등사회조성사업 활동공유회는 한 해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성평등을 위해 힘써온 9개 단체의 이야기가 모이면서 더 따뜻하고 단단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던 현장의 목소리, 말해질 수 없었던 경험 등 침묵 속에 가려져 있던 문제들이 9개 단체의 실천을 통해 세상 앞에 드러났습니다.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 변화가 누군가의 안전이 보장되고, 권리가 되고, 내일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올해의 활동들이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이 목소리들이 더 멀리, 더 크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우리의 연대가 다음 변화를 여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럼 이제, 올해 각 단체가 사회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고 침묵을 깨며 만들어온 성평등의 목소리들을 함께 살펴보시겠습니다.

STORY 1.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 반도체,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활동과 기록
– 반도체 여성 노동자가 겪어온 직업병 문제를 넘어 ‘2세 질환 직업병’, 태아산재, 생식독성 등 그동안 말조차 되지 못했던 문제들을 세상 앞에 다시 세웠습니다.

반복되는 산업 재해 뒤의 구조적 침묵을 드러내고, 여성 노동자의 재생산권·생식독성 문제까지 확장해 성평등한 노동 환경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습니다.

오늘의 발표를 통해 누군가의 고통이 더 이상 침묵 속에 머물지 않도록 함께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15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산업 현장의 침묵과 반복되는 희생을 깨우는 경종으로 회로를 이탈한 15명의 삶은 다른 현장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이제는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STORY 2.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FDSC / 2025 FDSC 예비-사회초년생 디자이너 멘토링
– FDSC는 예비 사회초년생 디자이너들이 성평등 의식과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디자인 관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페미니스트 멘토링 커뮤니티를 구축했습니다.

전문가 멘토들과 함께 안전하고 존중하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참여자들이 편안하게 질문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포트폴리오 리뷰·네트워킹·일상적 교류 콘텐츠를 통해 실질적인 커리어 자신감을 높였습니다.

올해의 멘토링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가는 기반을 마련한 한 해였습니다.

STORY 3. 한국여성노동자회 / 평등의 전화 30년의 역사,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노동자의 대응
– “구조적 성차별에 맞선 저항의 역사에서 성평등 노동으로”에서 지난 30년 동안 평등의 전화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해 법제도 개선을 넘어,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실질적 대응체계 필요성을 제기하였습니다.

30년간 76,925건의 상담 기록을 분석해 여성 노동자의 절박한 호소가 어떻게 일터를, 제도를,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되어왔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상담이 곧 투쟁이고 변화의 출발점임을 확인한 한 해였습니다.

STORY 4. 한국여성단체연합 / 베이징행동강령 30주년 기념 한국여성운동 역사 잇기 프로젝트 <잇:다 From 1995 to 2025>
– 1995년 베이징에서 여성폭력, 의사결정, 경제 등 12개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를 규정한 베이징 행동강령이 채택된 지 올해로 30년을 맞았지만,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29년째 여전히 성별임금격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베이징행동강령 30주년을 기점으로 현 정부에 필요한 성평등 정책 과제를 공식 제안하고, 여성운동 연대를 강화하며 성평등 의제의 긴급성을 사회적으로 환기했습니다.

STORY 5. 경북여성현장센터 새날 / 포항 대흥동 Her(허)스토리
– 인권회복의 첫걸음, 포항 ‘대흥동 Her(허) 스토리” 기록집을 통해 성매매 집결지라는 공간에서 벌어진 성매매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공적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성매매 경험 당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상담원과 함께 정리하며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다시 자각하는 치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지역 주민과 집결지 인근 상인들의 증언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현장의 사실과 사건을 드러내며 기록물 자체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담았습니다.
차마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치유의 과정으로 전환되며, 지역사회가 집결지 문제를 함께 인식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STORY 6.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 국경을 넘는 온라인 성·인종착취 강간문화 대응을 위한 현지 기초조사
– 2024년 8월,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남성들이 텔레그램에서 운영한 이른바 ‘박제방’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이 채팅방에는 1,700명 이상이 참여해 베트남 여성의 사진과 영상, 신상 정보를 공유하며 조롱과 혐오를 일삼았고, 운영기간은 5년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아시아 여성 대상 온라인 성·인종착취 구조를 국내·해외에서 동시에 조사하며 이 문제가 국경을 넘는 구조적 폭력임을 드러냈습니다. 베트남 여성단체와의 연대로 초국가적 대응의 첫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사업을 수행하며 베트남 여성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진 강간 문화가 국경 간 성차별과 인종차별, 그리고 자본주의적 불평등이 교차해 만들어낸 구조적 폭력의 한 단면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TORY 7. 서울YWCA / 돌봄노동에 잠식당한 나의 인생 구하기 <모두 돌봄 ON 프로젝트>
– “모두 돌봄 ON 프로젝트”를 통해 가정 내 돌봄을 성찰하고, 돌봄 분담의 실천 가능성과 시민 확산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돌봄 키트, 부부 챌린지, 온라인 캠페인을 통해 돌봄을 함께 나누는 문화의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참여자 후기> “아이와 함께 세탁물 정리를 함께 하고 있어요. 서툴지만 처음이기에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 그리고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로 돌본다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집안일이야말로 가정의 온도를 따뜻하게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STORY 8. 여성환경연대 / 완경기 여성을 위한 공론장
– 국내 최초로 완경을 신체·정서·사회적 변화가 교차하는 전환 과정으로 조사하며, 완경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돌봄과 성평등 정책의 과제로 제기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90%의 돌봄 수요가 확인되며 완경 돌봄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참석자 후기> “다양한 나이의 여성이 모여 완경 파티를 통해 완경의 의미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완경된 나를 스스로 축하하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STORY 9. 여성감독네트워크 / 디지털 성폭력에 대응하는 차세대 여성 감독들의 영상 제작 프로젝트
– 여성감독네트워크는 딥페이크·불법촬영 등 여성혐오적 온라인 문화에 대응하는 애니메이션·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대중 상영회를 통해 시민 인식을 확산했습니다. 기술 발전 속에서 여성의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문화적 대응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