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젠더폭력 대응활동 지원사업] 각자의 자리에서, 다 함께 ①

“어느 날 한 참여자께서 제게 건넨 말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배운 건, 내가 도망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이란 거예요.’
이 한마디가, 저에게는 이 모든 훈련의 결론처럼 느껴졌습니다.”
-제주여민회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발언과 연대의 언어들이 충분히 쌓일 시간의 부재로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망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다만, 본 사업을 통해 여성과 안전한 사회를 위해 일하고 고민하는 동료 여성들을 목도하며, 동일한 방향성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잔잔하고 단단하게 우리의 시간을 함께 채워 나가길 바랍니다.”
-상여자의 착지술
“신기하네요. 당신들이 아무 불만 없다는 것이.”
“이번엔 370명이었지만, 누가 알까요? 다음엔 3,700명, 또 그 다음엔 37,000명, 목소리를 내고, 글과 영상을 남기고, … 언젠가, 반드시, 교회 내 뿌리 깊은 성차별과 젠더폭력, 끊어 낼 날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발표회 참가자
한국여성재단의 <젠더폭력 대응활동 지원사업>은 Kering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젠더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젠더폭력 생존자를 지원하며, 젠더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펼치는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젠더폭력(Gender-Based Violence)이란?
성별, 젠더, 성적 지향을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에 가해지는 모든 종류의 폭력을 일컫습니다. 젠더폭력에는 성적·신체적·언어적·심리·정서적·사회경제적 위해를 일으키는 모든 폭력이 포함됩니다.
2024년 1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한국여성재단은 국내 6개 단체와 1개의 국제 네트워크의 활동을 [활동형], [콘텐츠형], [연대형]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지원했습니다.
• [활동형]: 활동형 프로그램은 젠더폭력을 다루는 특정 주제에 대한 직접적인 예방 활동 및 생존자 지원 활동을 지원합니다.
• [콘텐츠형]: 콘텐츠형 프로그램은 젠더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넓히고, 젠더폭력을 방지하는 데 일조하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지원합니다.
• [연대형]: 연대형 프로그램은 젠더폭력을 종식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 활동을 지원합니다.
[활동형 #1] 상여자의 착지술: 딥페이크, 외상 후 생존의 기록


<1회기: 가방이 들려주는 이야기> / <‘딥페이크, 외상 후 생존의 기술’ 기록집>
상여자의 착지술은 예술 분야에서의 성폭력 생존자와 연대자가 함께 만든 집단입니다. 2015년 한국에서 #미투(#MeToo) 운동의 흐름 속에서 등장하여, 영화감독·무용가·작가 등 각자 예술 영역에서 고군분투해온 이들이 연대하여 생존자의 치유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왔습니다.
상여자의 착지술은 ‘딥페이크, 외상 후 생존의 기술‘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함께 실천함으로써, 생존자들이 몸과 감정, 감각에 대한 주체성을 되찾으며, 자기돌봄과 회복의 길을 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예술적 접근은 전통적인 법적·의학적 지원과는 또 다른 갈래의 회복적 접근 가능성을 여는 동시에, 자기 회복의 공간을 제공하며 예술을 안전과 연대의 매개로 삼습니다.
나아가 예술 활동을 통한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생존자와 연대자 모두의 목소리를 담은 기록집을 제작하여, 특히 딥페이크 범죄 피해를 입은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보존·확산·확대함으로써, 단순한 통계나 선정적인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경험을 중심에 두어 사회적 편견과 피해자 탓하기, 낙인에 정면으로 도전하였습니다.
[활동형 #2] 기독교반성폭력센터: 평등한 교회 안전한 일터 – 교회 여성노동자 젠더폭력 실태조사 및 지원 매뉴얼 개발


<‘평등한 교회, 안전한 일터’ 발표회 포스터> / <‘평등한 교회, 안전한 일터’ 발표회 현장>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교회 내 젠더폭력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 공익단체로, 특히 종교적 민감성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침묵 되거나 간과되어 온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교회 내 젠더폭력의 현실을 직시하고 생존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어, 젠더폭력 생존자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고, 상담 및 법률 지원을 제공하며, 공동체 기반의 해결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평등한 교회, 안전한 일터‘ 프로그램에서 교회 내 여성 노동자들이 겪는 성폭력 및 성희롱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생존자 중심의 예방 및 대응 체계와 매뉴얼을 제작 및 보급하였으며, 종교기관 내 젠더폭력의 구조적 원인을 드러내는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를 통해 교회를 ‘신앙의 공간’뿐 아니라 ‘노동의 장(場)’으로 재정의하고, 교회 공동체 내부에 성평등한 노동 환경과 문화를 정착시킬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활동형 #3] 제주여민회: 농촌 페미니즘 프로젝트 – 일상적 젠더폭력에 필요한 전환의 기술 A to Z


<‘일상대응력 향상 훈련’ 포스터> / <‘일상대응력 향상 훈련’ 매뉴얼 표지>
제주여민회는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연대 활동을 통해 성평등한 사회를 이룩하고자 설립된 단체로, 제주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여성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제주여민회는 ‘농촌 페미니즘 프로젝트 – 일상적 젠더폭력에 필요한 전환의 기술 A to Z’를 기획하여 농촌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젠더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젠더폭력에 대응하는 법을 익히는 교육 워크숍, 관련 경험을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농촌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지만 그 심각성이 자주 간과되었던 젠더폭력의 유형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을 뿐 아니라, 일상대응력 향상 훈련에 참여한 개인과 단체의 젠더폭력 대응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지역 사회 차원에서의 안전망을 구축하였습니다. 나아가 훈련 내용을 담은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여, 전국의 성평등 활동가 및 단체에 배포함으로써 다양한 지역 및 농촌 공동체에서 보다 안전하고 평등한 관계를 확산하고자 하였습니다. 제주여민회는 향후 이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궁극적으로는 여성들이 각자의 다양성을 지닌 채 농촌 환경에서 건강하게 삶을 구성할 수 있는 지역 사회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주여민회,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상여자의 착지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를 갉아먹는 젠더폭력을 타파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그러나 같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두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우리들.
지치지 않도록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고, 손 잡아주세요!🎇
한국여성재단과 Kering Foundation이 함께하는 <젠더폭력 대응활동 지원사업> 두 번째 이야기는 [콘텐츠형]과 [연대형] 프로그램에 참여한 단체들의 다채로운 활동을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계속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