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2025년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오리엔테이션

아직은 쌀쌀해 봄 기운이 성큼 오길 기다리던 3월의 어느 날, 2025년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오리엔테이션이 열렸습니다.
총 9개의 단체에서 올해 진행할 사업들을 짧게 소개해주셨는데요.
NO. | 분야 | 단체명 | 사업명 |
---|---|---|---|
1 | 자유주제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 반도체,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활동과 기록 |
2 |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FDSC | 2025 FDSC 예비-사회초년생 디자이너 멘토링 | |
3 | 한국여성노동자회 | 평등의전화 30년의 역사,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노동자의 대응 | |
4 | 한국여성단체연합 | 베이징행동강령 30주년 기념 한국여성운동 역사 잇기 프로젝트 <잇:다 From 1995 to 2025> | |
5 | 지정주제 (폭력 예방 및 해결) | 경북여성현장상담센터 새날 | 포항 대흥동 허(Her)스토리 |
6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 국경을 넘는 온라인 성‧인종착취 강간문화 대응을 위한 현지 기초조사 | |
7 | 지정주제 (성평등한 돌봄사회 조성) | 서울YWCA | 돌봄 노동에 잠식 당한 나의 인생 구하기 <페어 플레이 프로젝트> |
8 | 여성환경연대 | 완경기 돌봄을 위한 공론장 | |
9 | 기획공모 (차세대 여성운동 지원) | 여성감독네트워크 | 디지털 성폭력에 대응하는 차세대 여성 감독들의 영상 제작 프로젝트 |
먼저 자유주제 지원분야에서 한국여성노동자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운동의 역사를 각자의 분야에서 집대성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는데요.
한국여성노동자회는 1995년부터 2024년까지 약 29년간의 여성노동상담 통계와 사례들을 분석합니다. 평등의전화는 명실상부 여성노동전문상담실로서 1995년, 서울과 인천・광주・마산창원・부산 등 5개 지역에 상담창구를 개설하며 시작되었습니다. 현재는 전국 11개 지역에서 운영 중으로, 매년 축적해온 데이터와 상담사례집을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 안에서 벌어진 성차별적 노동환경과 여성노동의 역사를 기록하고 의제를 발굴할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현 정부의 퇴행하는 성차별적 정책 기조 속에 베이징행동강령(Beijing Platform for Action, BPFA)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여성인권의 현주소와 정책 대안을 모색합니다.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에서는 189개국의 만장일치로 베이징행동강령을 채택하여 12개 주요 분야에서 여성과 관련된 정책과 시스템 수립을 국가의 책무로 다루고 있는데요. 올해는 베이징행동강령이 30주년을 맞는 해로,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시민사회보고서를 함께 작성하고 유엔에 제출하며 한국의 여성운동 방향에 대해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하네요.
또 다른 자유주제로는,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FDSC)에서 예비-사회초년생 디자이너 대상으로 성평등한 디자이너 멘토링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연차의 페미니스트 디자이너를 초청해 네트워킹 부스를 운영하고, 다대다 멘토링과 커뮤니티・토크 및 세미나를 통해 여성 디자이너로서의 진로 탐색 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책임감을 갖춘 디자인 관점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사진>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FDSC 제공
그 다음은 국내외 다종다양한 폭력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 사업들의 소개가 이어졌는데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2007년 삼성반도체 노동자 고(故)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사건으로부터 출발한 단체입니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태아산재 인정, 노동조합 연대, 국제 연대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반올림은, 올 한해 전자산업 분야 여성노동자들을 만나 주체로 발굴하며, 함께 공부하며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기록집을 남기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성매매집결지 폐쇄 흐름 속에서 경북여성현장상담센터 새날은 포항 대흥동 집결지에 있던 삶을 써내려 갑니다. 성매매여성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기록물로 성매매피해지원시설 및 유관기관에 배포하여, 개인에게는 기억과 경험을 재구성하여 치유하는 기회를, 사회적으로는 성착취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적 사료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베트남 현지에서 전문가 그룹이 동남아시아 여성 대상의 온라인 성・인종 기초 조사 및 간담회,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한국 남성의 성・인종 착취 문제와 강간문화 분석, 정책 대응을 위해 현안과 국내외 법제도를 알아보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공론화합니다. 또한, 베트남 피해자 지원 기관과 연계하여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하며 피해자들을 인터뷰하고 한국과 베트남의 성착취 피해자 지원체계를 안내하며, 한국 남성 관광객이 밀집한 지역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025년 유일하게 선정된 차세대여성운동 그룹으로 여성감독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여성감독네트워크(WDN)는 여성 감독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여성 창작들의 소통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되었는데요. 남성중심적인 영화계에 따라 여성들에게 기회가 적어지는 등 성차별적인 문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처음 모였습니다. 성평등사회조성사업에서는 딥페이크 성폭력・ 불법 촬영 등 디지털 시대에 벌어지는 문제를 페미니즘 시각으로 접근하여 배우고, 남성 중심 온라인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여성주의적 영상을 제작하여 상영회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올해 새롭에 기획된 지원 분야가 있는데요. 바로 ‘성평등한 돌봄사회 조성’입니다. 한국여성재단과 오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유한킴벌리에서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여성환경연대와 서울YWCA가 선정되었습니다.

<사진> 여성환경연대 제공
한국에서 완경기 여성들이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셨나요? 2024년 ‘코리아보드게임즈’라는 보드게임 제작・유통사에서는 한 보드게임에 폐경 대신 완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의학용어가 아닌 페미니스트 용어’라는 이유로 일부 이용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를 불쾌하게 만드는 어감 대신 위로하는 언어를 쓰고 싶다’는 소신을 지키며 많은 여성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완경 경험은 사회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갱년기 여성은 감정을 갑작스레 폭발시킨다는 조롱과 두려움의 대상으로 묘사되기도 하는데요. 여성환경연대는 완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완경교육과 좌담회를 통해 완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고자 합니다.
서울YWCA는 이브 로드스키의 <페어플레이 프로젝트>에 착안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돌봄 노동이 저평가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돌봄 노동을 가시화하고 공정하게 분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 키트를 개발하여 부부챌린지를 독려한다고 합니다. 이후 한국 사회 내 가사노동의 성별 분업 문제를 공론화 하고 돌봄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온라인 캠페인도 계획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2025년도 여러 분야의 다채로운 사업들이 선정되었는데요. 나라 안팎으로 희소식이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은 요즘, 9개 단체가 여러분에게 큰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올 한 해 시간을 잘 보내며 단단해진 마음과 내용들로 1년 후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호외요~~ 호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