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이야기
여고동창생들, 이젠 할머니가 되어 손녀손자 이름으로 기부해요
평소 모이면 손녀손자 자랑에 여념이 없던 경기여고 51회 동창생들. 이젠 자랑으로 그치지 않고 그 사랑을 기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자 자랑하는 할머니들께
이경순 기부자가 동창회 웹사이트에 ‘손자 자랑하는 할머니들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이들의 기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웹사이트에 올린 내용은 바로 손녀손자 이름으로 <고사리손기금>에 기부하자는 글이었습니다.
<고사리손기금>은 19세 이하의 기부자들이 아시아의 가난한 또래 친구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돕는 모금캠페인인데요. 19세 이하의 아동청소년들이 직접 자신들의 용돈으로 기부하기도 하지만, 부모나 주변인들이 아이에게 돈의 가치를 가르치기 위해 통장을 만들어주듯 나누는 아이가 되도록 이들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곤 합니다.
아직 뱃속에 있는 손녀손자들까지 참여
좋은 취지로 글을 올렸지만 워낙 동창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 보니 이경순 기부자는 바로 답변을 줄거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명의 동창들이 기부에 참여하겠다며 폭풍 같은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아직 엄마의 뱃속에 있어 이름도 정하지 않은 손녀손자를 대신해 기부한 동창들도 있었답니다.
“경순아, 보람 있는 일 하느라 수고가 많구나… 외손녀 미나, 테싸, 친손자 알렉산더, 줄리안 이름으로 기부할게.”
“전세계적으로 호응이 대단하네요. 나두 이선, 황예림, 황현우, 황현준 이름으로. 손주 더 생기면 좋을텐데…”
“현진이와 현상이에게 직접 시켜 볼까 하네요. 아이들 주말에 온다니 의논해서 할게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나눔
“나는 시골 갔다 볼일이 있어서 파리로 와 이제 보는구나. 좋은 일로 수고하는 내 친구들 자랑스럽다.”
“좋은 일에 기꺼이 동참한 그대는 앞으로 손주 자랑 10회 무료”
“손주 자랑 제일 많이 한 나도 큰 몫을 꼭 해야지. 덕분에 친구들의 귀여운 손주들을 사진으로나마 보니 꼭 잔칫집 같이 즐겁고 기쁘네.”
서로의 손녀손자의 이름과 근황을 알고 있을 정도로 평소 모임 때마다 손녀손자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한다는 경기여고 51회 동창생들. 굴러가는 낙엽만 보아도 웃던 소녀들이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 손녀손자 자랑에 바쁜 모습이 귀엽기까지 합니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손녀손자를 위한 이번 나눔이 이들에게 얼마나 뜻 깊게 다가왔을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여고동창생인 할머니들이 보내온 손녀손자의 사진
민용자 할머니의 손녀 효민 |
박월준 할머니의 손녀손자 이선, 예림, 현우, 현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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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자할머니의 손녀 Ange, Aimee |
장정원 할머니의 손자 건우, 용우 |
조원지 할머니의 손녀손자 미나,테싸, 알렉산더, 쥴리안 |
이정자 할머니의 손녀손자 지은, 현재, 희수 |
김시운 할머니의 손녀손자 현진, 현상 |
류재숙 할머니의 손녀 수현 |
“내 손녀딸 수현이가 소중하고 귀여우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 모두를 사랑해야 되겠지요.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그 아이를 위해서도 미리 후원하겠어요. 세상을 밝게 하고, 좋은 일 많이 하는 친구들, 모두 다 사랑합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꽃보다 할배’에 출현한 배우들이 어른의 시작은 70세부터라고 했던 말이 화제가 됐었죠. 그러고 보니 이경순 기부자와 동창들의 나이가 올해로 70세입니다. 비단 이들이 손녀손주에 대한 사랑만으로 기부를 시작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세상의 모든 아이를 사랑해야 한다는 진리를 그간 살아온 세월을 통해 확인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고동창생인 할머니들이 보내온 손녀손자의 사진
김효중 할머니의 손자 현우 |
조창연 할머니의 손녀 서윤 |
박봉희 할머니의 손녀손자 규민, 진후 |
박봉희 할머니의 손자 준수, 지수 |
박성자 할머니의 손자손녀 동현, 현승, 현규 |
박혜자 할머니의 손주 연재, 준우 |
조만간 동창회 모임이 있는 분들께
조만간 동창회 모임이 있나요? 너무 오랜만에 만나 어색하시다면, 나눔을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작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고사리손기금>은 자연스레 내 아이와 손녀손자의 이야기를 이끌어내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답니다. 또한 나눔의 향기는 함께 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니 그 모임이 즐거워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참여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