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우림 여성장학 지원사업]지금은 공부 중 – 충북여성민우회 이지영 장학생
글 : 충북여성민우회 이지영(충북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충북대 사회학과 대학원은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재교육장과 같다. 대학원생이라야 몇 안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활동가들이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그런지라 교수님들도 이를 십분 고려하여 수업을 해주시는 것이 행운이라면 행운이랄까? 수업의 내용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이론서적을 들고 파는 일이 쉽지 않음을 수시로 느끼고, 오히려 공부를 시작한 이후 ‘나는 공부할 머리는 아닌가 봐’하는 자괴감으로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학교에서의 공부가 여성주의운동을 객관화시키고 다시 돌아보게 하는 ‘거리둠’의 시간으로써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앞뒤도 옆도 돌아볼 시간없이 헉헉거리던 내 모습에 작은 틈이나마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열린 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물론 힘든 점도 많았다. 단체의 1년 사업이 정리되는 12월에 과제물 제출시기도 몰려있어서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제 시간에 제출하지 못한 한 과목은 결국 B+를 받았다.
그래도 이번 학기는 바쁜 와중에도 교수님들과 가을 산행 길에 오르기도 했다.(물론 수업시간을 할애해서.^^) 수업 중 못 나누던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교수님들의 혜안과 지식의 바다를 만나기도 했으며 사제지간의 정을 다지기도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수료만 하고 논문을 마무리하지 못한 선배들과 함께 대학원 종강 모임을 진행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학과 교수님들을 모두 모시고 모임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단체 활동의 피로감으로 아직도 논문을 마무리하지 못한 선배들의 고충도 듣고, 교수님들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던 이색적인 자리였다. 이번 학기는 충북대 사회학과만의 특유한 분위기와 어울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서도 꽤 의미가 있었다.
힘들게 보냈지만 그래도 즐겁고 유쾌한 한 학기였음을 추억하면서 기대와 희망으로 새로운 상상력에 불을 지필 수 있는 2009년이 되길, 그리고 큰 힘을 보태준 우림건설과 한국여성재단에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