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다문화가정자녀 멘토링사업]좋은 일이라 참여했는데 제가 더 행복해졌어요
다문화가정 자녀 ‘희망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는 LG이노텍 임직원들이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다기에 커뮤니티를 살짝 엿보았다. 다문화가정 자녀인 멘티와 함께 한 활동들을 나누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니, 멘토인LG이노텍 임직원들에게 ‘희망멘토링’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다. 가장 개성있고 재미있는 후기를 작성한 멘토 김선미씨에게 물어보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 2년째 하고 있어요
김선미씨는 LG이노텍 오산 촬영부품사업부 개발1담당을 맡고 있다. 촬영에 들어가는 안전장치 및 제어 부품을 기획하여 제작하는 일을 한다. 자신이 모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며 쑥스러워했지만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높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작년에 이어 희망멘토링에 2년째 참여하고 있다는 김선미씨는 작년에 멘토-멘티 짝꿍이었던 채린이와 다시 멘토링 활동을 하게 되었다. 김선미씨가 작년 멘토링 활동을 마감할 때 다음해에 또 참여할 거라고 했더니 채린이도 함께 하고 싶다고 해서 올해도 멘토-멘티 짝꿍이 되었다고 한다.
장녀이기에 책임감을 가져야 했던 나, 그리고 채린이.
채린이를 만나보니 마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는 김선미씨. 채린이는 예의 바르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속이 깊은 아이였다. 그런 채린이가 타인을 너무 배려해 싫은 것을 싫다고 표현하지 못하고 돌려서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과 닮은 점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장녀여서 그런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것도 비슷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대화가 잘 통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김선미씨와 채린이는 만나면 쉴새 없이 수다를 떤다.
“좋았던 일 얘기하고, 싫은 사람 흉도 보고 그래요. 말하면 답답했던 마음도 풀리고 하잖아요. 부모님께 말 못했던 거 친구끼리 하듯이 이야기해요. 서로 다른 데 가서 얘기 안 할거잖아요. 친구니까.”
김선미씨는 회사 생활하며 겪은 일들을, 채린이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주로 얘기한다. 부모님과 친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서로 나누다 보면 후련함을 느끼고 이런 게 힐링이구나 싶단다.
올해 목표는 서울탐방!
“서울은 가깝지만 잘 안 가게 되는 곳인데요. 서울엔 볼 것도 해볼 것도 많으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지하철 타고 용산전쟁기념관 방문과 대학로 연극보기를 했다는 김선미씨와 채린이의 올해 목표는 서울탐방이라고 한다. 대학을 서울에서 나온 김선미씨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서울에서의 생활이 자신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채린이 역시 경험하길 바랬다. 다음에는 63빌딩을 갈 계획이라고. 채린이 덕분에 안 가본 곳을 가보고 안 해본 것을 해보니 오히려 자신의 경험이 다양해지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채린이를 만나는 날이 기다려진다는 김선미씨.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고 좋은 아이
누구보다 열심인 김선미씨는 멘토링 활동을 통해 채린이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 걸까?
“제가 볼 때 채린이는 충분히 주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예요. 자기 스스로도 행복하다고 말하거든요. 부모님 이야기를 저에게 많이 하곤 해요. 지금처럼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김선미씨는 채린이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하는 시간이 서로에게 즐겁고 의미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지하철 타고 신나게 서울 돌아다니기! 또 만날 때마다 채린이의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를 하나씩 준비한다. 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라고 한다.
“제 코가 석자긴 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게 녹록하지 않지만 떳떳하고 꿋꿋하게 지내야 한다고요.”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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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멘토링은 그 자체가 좋은 일이잖아요. 사업의 취지, 그 곳에 모인 사람들, 하고자 하는 일들이 다 절대적으로 긍정적이고 행복한 일이니까 그 활동의 일원인 저도 자연스레 같이 행복해져요. 그리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저도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톡톡 튀는 후기가 참 재미있다고 하자, 김선미씨는 원래 무뚝뚝한 편인데 멘토활동을 하며 많이 변했다고 한다.채린이와 어디를 놀러 갈지, 만나면 어떤 좋은 말을 해줄지를 생각하고 즐거운 만남을 갖다 보니 예전보다 더 밝아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고. 그리고 채린이의 행복을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김선미씨는 인터뷰 내내 멘티에게 자신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말하지 않았다. 대신 멘토링을 통한 자신의 성장과 변화를 이야기하며 멘티 채린이와의 멘토링 활동에 감사해했다.
“저는 사회 초년생이예요. 사회생활에서는 초보자죠. 그런 제가 멘토링 활동을 통해서 멘토를 하잖아요. 멘토를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멘티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더 배우고 노력하다 보니 오히려 제가 성장하는 것 같아요.”
2013년 서울탐방을 모두 마치면 채린이와 김선미씨는 또 얼마나 성장해있을까?
이들의 따뜻하고 신나는 서울탐방기를 기대하면서, 우리 사회도 이들처럼 성숙한 다문화사회의 미래로 성큼 나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인터뷰 응답: 김선미(LG이노텍 오산 촬영부품사업부 개발1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