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우리 엄마가 자랑스러워요!”_2017 베트남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
8월 19일(토), 이른 아침 7시. 베트남 다문화가정 43가정, 총 154명이 인천공항 출국장에 모였습니다. 엄마에게 이야기로만 들었던 베트남을, 아빠와 사진으로만 보았던 베트남을,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만 들었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드디어 만나러가는 날이거든요.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은 한국사회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 나라인 베트남을 방문하여 외가가족과 정을 쌓고 베트남 문화를 체험하며 다문화가정 자녀로서 건강하게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2007년부터 삼성생명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후원으로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을 통해 총 327가정, 총 1,196명이 외가를 방문하였습니다. “베트남에 가면 제가 직접 베트남 음식을 맛있게 해서 아이들과 베트남 외가가족과 함께 모여 오순도순 행복하게 식사를 하고 싶어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베트남에 방문한다는 사실에 김미선씨의 얼굴에는 설레임과 기쁨이 가득합니다. 한국에 온지 7년, 7년 동안 베트남에 다녀온 건 단 1번. 한국에서 베트남까지는 겨우 4시간 30분 짧은 거리이지만 그 짧은 거리를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도착했습니다. 공항을 나서자 조금이라도 더 일찍 만나고 싶어 먼 길을 달려 마중 나온 외가가족들이 보입니다. 아무 말 없이 서로 안아주고 쓰다듬는 손길에서 그리움과 반가움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시작된, 7박9일간의 외가방문. 엄마는 하루하루가 아쉽고 아까워 외가가족들과 매순간 함께 하며 시간을 보냈고 아빠는 말은 통하지는 않지만 손짓 몸짓으로 외가 가족들과 마음을 나누려 애를 썼고, 아이들은 과일이며 음식이며 문화며 베트남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으로 채워졌습니다. “엄마는 베트남어를 엄청 잘하세요.” “엄마가 한국에서는 한국말만 하셨는데, 베트남에 오니 베트남말만 하세요.” 아이들은 베트남 엄마가 베트남어를 잘 하는 게 신기한가봅니다. “아빠는 베트남어를 잘 모르시지만 그래도 잘하시려고 노력하셨어요.” “베트남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도 맛있게 드셨어요.” 엄마나라 베트남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이, 아이들 눈에는 아빠의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시는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먹으며, 외할아버지의 따뜻한 품을 느끼며 보낸 7박9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외가가족의 사랑과 정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날, 베트남 다문화가정만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으로 우리 아이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경험하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익히고 건강한 자아 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사전프로그램에 이어 현지프로그램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홍용희 교수님 및 연구진)이 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해주셨습니다. 외가집에서 지내면서 행복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우리 엄마, 아빠의 좋은 점도 찾아보았어요. 사전프로그램때는 보지 못했던 엄마아빠의 장점이 아이들 눈에 보였네요. 베트남과 한국 문화에 대한 퀴즈를 하나씩하나씩 풀어가며 베트남에 대해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요, 엄마아빠와 함께한 놀이는 그 어느 운동회보다 즐거웠답니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베트남에서 행복했던 일’을 나누는 시간, 아이들의 속 마음을 들은 엄마아빠들은 우리 아이들을 꼬옥 안아주며 “사랑해”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문화를 체험하면서 마음과 꿈이 넓고 큰 사람으로, 베트남 엄마인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엄마아빠의 바람과 7박9일간의 베트남에서의 추억 그리고 외가가족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이 한국과 베트남 양 국가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주는 주체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 길에, 한국여성재단과 이 사업의 든든한 파트너단체인 마산YWCA, 성남YWCA, 아시아이주여성센터도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