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1인가구 밥상 차려주는 여자, 우야식당 차해영님
소식지 딸들에게희망을 2016년 2호
1인 가구 밥상 차려주는 여자, 우야식당 차해영님
온종일 TV는 요리를 한다. 재료들은 화려하게 부활하여 먹음직스런 음식으로 탄생하지만 1인 독립생활자들은 감히 시도하기가 부담스럽다. 한 끼를 위해 사다놓은 재료들은 이미 냉장고안에서 운명을 다하는 중이고 나 혼자 먹자고 뭔가를 감행하기는 너무 피곤하다. 같은 처지의 차해영님이 이들을 위한 따뜻한 주문식 밥집 <우야식당>을 개업했다.
해영님은 스무 살부터 1인 가구로 학교 공부며, 일, 노는 것도 대부분 집밖이다보니 밥도 대부분 바깥에서 사먹었다. 집은 그냥 잠자는 곳일 뿐이었다. “따뜻한 집밥이 그리웠지만 요리를 할 시간이 없어서 대부분 매식을 했어요. 하지만 월급에 비해 밥값은 늘 비싸다고 생각했죠.”
우리 집에 와서 밥먹자
미디어활동가로 일하는 해영님이 마포구로 이사온 건 2년 전, 다행히 일하는 직장도 가깝고 집은 부엌과 붙은 마루가 꽤 넓었다. 매달 들어가는 월세의 부담도 줄일 겸 잠자는 방과 작업실을 제외한 이곳을 회의도 하고 직접 만든 요리도 먹는 편안한 공간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주로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 직원들, 친구 통해 알게 된 사람들, 행사 때 만난 알게 된 사람들이 주로 밥상을 주문했다. 마침 여성재단 <변화를 만드는 여성리더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이 일을 더 즐겁게 하게 되었다.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음식을 만들고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일은 해영님에게도 역시 감동이었다. 이 일은 알음알음 알려져 급기야는 생일상 주문을 받기도 했다. 혼자 살다보면 자신만의 기념일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해영님은 흔쾌히 생일상 요리도 했다. 40여명이 먹는 음식주문 출장들이 이어졌다. 요리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즐긴다는 그는 이 일을 하면서 1인 가구의 먹거리에 더욱 관심이 쏟게 되었다. 급기야 그는 직접 방문해 아무말 없이 두어 시간을 냉장고 청소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청소한 냉장고안 식재료를 꺼내 요리도 하고 먹거리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1인 가구의 냉장고를 부탁해
“어제 저녁에 뭘 먹었는지 기억하세요? 사실 우리는 어제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도 기억을 잘 못해요. 이미 1인 가구의 주거를 고민하는 곳은 있는데 먹거리는 아직 통계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1인 가구의 건강한 한 끼의 표준지표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1인 가구는 하루에 평균 몇 끼를 먹는지, 사서 먹는지 만들어먹는지, 한 끼 사먹는 식사비용은 어느 정도면 적당한지 등등의 설문과 무엇을 먹는지를 2주 정도의 식생활 일지를 작성해서 데이터화하기로 했다. 이 설문과 일지가 정리되면 서울시에 1인 가구 식생활과 개선 방안 등을 제안 할 계획이다. 연구사업을 좀 더 장기적으로 할 필요가 생기자, 망원시장 상인회 대표를 무작정 찾아뵈었다. 우선은 밥상 마련을 위해 식재료를 싸게 구입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상인회 대표님이 오히려 망원시장안에서 우야식당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었다. 그는 3월부터 망원시장에 매월 2,4주 수요일 저녁 7시반부터 두 시간 동안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다. 한 사람만을 위한 단 하나의 밥상 <우야식당>은 물론 15분만에 쉽고 빠르고 간단하고 맛있게 만드는 <원스탑원팬> 냉장고안 속재료로 만드는 <속보이는 냉장고> 밥도둑 반찬요리교실 <밥도둑잡기>, 셰프의 비밀레시피 전수까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프로그램을 행하게 되었다.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도 그는 자신의 집으로 와서 밥을 먹자고 했다. 고등어조림과 밑반찬, 옛날 과자 등이 올라간 밥상을 앞에 두고 얘기를 하니 금방 그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 끼의 밥이 주는 푸근함과 넉넉함이 오고가는 밥상의 기회를 많은 1인 가구들이 갖기를 바라며 해영님의 1인 가구 먹거리 프로젝트의 성공을 빈다. _x0005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