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2017년 변화를 만드는 여성리더 지원사업 중간 워크숍
"체육대회를 하면 항상 달리기에서 빠지고 싶었습니다. 오늘 이 워크숍 자리에서 여러 활동가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쩌면 이 안에서 새로운 기회나 나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고, 힘들다고 뒷걸음 칠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기회를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힘찬 속도로 열심히 달리겠습니다."전국 곳곳에서 지역 여성들과 함께 다양한 의제들을 해결하고, 문화 컨텐츠 생산을 통해 새로운 여성주의 문화와 운동을 만들어가고 있는 2017년 <변화를 만드는 여성리더 지원사업>에 참여 중인 활동가들이 지난 10월 20일,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변화를 만드는 여성리더 지원사업> 워크숍에서는 지역사회 안에서 여성주의 가치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문화를 통해 여성운동이 보다 더 친근하게 대중과 호홉할 수 있도록 활동하는 풀뿌리 여성활동가분들과 여성문화예술인들의 1년간의 활동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워크숍의 첫 포문은 여성문화예술인 영상 부문에서 활동 중인 강유가람 감독님의 작품 «시국페미»를 함께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시국페미»는 2016년 광장에서 모두가 대통령의 비리에 맞서 싸울 때, 페미니스트들은 광장의 여성혐오와도 맞서 싸운 기록입니다. 강감독은 "자칫 집회를 방해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까봐 고민이 많았지만,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를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통령 퇴진과 함께 여성인권운동을 진행하는 것을 의의로 삼았다."며 제작의도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하였습니다. 작품을 감상한 한 여성활동가는 "제가 여성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모습과 다큐에서 보여진 페미니스트들의 모습이 겹치면서 저의 지난 활동이 영화처럼 스쳐갔습니다.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서 현재 활발히 운동 중인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진 활동 공유 시간에는 각자 자기 위치에서 쌓아 온 경험이 이야기되어지는 자리였습니다. 그 중 몇 분의 활동가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조이헌임(동네친구) 고양시 여성동아리 플랫폼 조직으로 창립한 <동네친구>는 비슷한 관심사를 토대로 열 네개의 동아리가 활동중입니다. 이 사업에 지원하기 전만하더라도 이러한 공간이 없었다가 한국여성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동네친구라는 공간을 마련하였고, 근 1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중입니다. 저희 같은 3~40대 연령대는 어딜가나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동네친구에서는 '나 자신'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동아리활동을 통해 지역여성들이 본인의 열정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삶의 주체로 변화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 이영미(완주 숟가락 공동육아)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해 지면서 아이들이 아주 어린 나이부터 시설이나 기관에 보내집니다. ‘부모가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란 숟가락 공동육아의 메시지가 자칫 여성들에게 책임을 더 묻는 것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요즘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하거나 육아 전담자로 나서기도 하지만 이는 극소수입니다. 저희의 메시지가 좀 더 양성평등한 관점에서 이야기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문경(창작집단3355) 사회에서 퀴어 여성이 겪는 이중의 억압, 여성이자 성소수자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연극을 극작중입니다. 다양한 세대의 퀴어 여성들의 삶을 재구성해서 보여주는 것이 풀뿌리 여성계보를 완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문화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전무한 가운데 한국여성재단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지원을 넘어서서 서로의 작업에 대한 크리틱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의 장이 마련된다면 그 또한 새로운 여성주의문화와 운동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활동 공유를 통해 한 사람의 경험이 모두의 경험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과 토론하며 그러한 과정을 나누는 것 자체가 힘이 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여전한 차별과 억압이 난무한 사회에서, 오늘의 워크숍을 통하여 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풀뿌리 여성활동가와 여성문화예술인들의 지속적인 활동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변화를 만들어가는 긴 마라톤 경주에서 지치지 않고, 더 힘차게 달려 나갈 수 있도록 한국여성재단이 응원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여성활동가님들, 당신들을 언제나 응원합니다!글 금진주 지원사업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