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2020 성평등] (사진전) 여성주의 사진그룹 유토피아 – 자기만의 꽃밭
2020년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은 차세대 여성운동지원분야로 <여성주의 사진그룹 유토피아>의 [지방 노년 여성, 여성 청소년 사진 프로젝트 : 자기만의 꽃밭] 사업을 선정,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꽃밭 : 우리가 자기만의 무엇을 소유하기 어려운 시절, 그럼에도 내 것으로 갖고 있다가 자주 들여다보고 싶은 순간이 생길 때, 더 많은 여성들이 사진을 찍게 되길 바라는 마음 2020. 08. 23 – 2020. 08. 30 갤러리 4F
유토피아 2017년 8월 출범한 여성주의 사진그룹. 당시 ‘예술작품’으로 높이 평가받던 사진은 그라비아 화보류의 사진이었고, 어린 여성을 유혹적이고 수동적인 대상으로 재현하는 일이 작가 개인의 신념으로는 거스르기 어려운 큰 흐름이 되어 반복되었다. 그와 같은 흐름을 거부하며 만들어진 유토피아는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사진, 서로 다른 계급, 연령, 민족 등의 다양한 위치에 있는 여성들을 놓치지 않는 사진을 찍고자 노력하며, 방송미디어 출연 및 전시를 통해 사진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2020년 여름, 유토피아는 강원도 춘천시에서 춘천시 거주 장,노년층 여성 및 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무료 사진 클래스를 진행했다. 유토피아는 춘천에 거주하는 박이현 작가를 통해 서울과 지방의 격차에 따른 지방 문화예술교육 소외 문제를 인지하고, 지역문화운동 차원의 사진 클래스를 구성하였다. 사진으로 말하는 법을 처음 배운 여자들은 어떤 사진을 찍을 것인가?
사진 클래스 [말하기반] 진행 모습
사진 클래스를 처음 시작할 때, <자기만의 꽃밭>작가님들이 말씀해 주신 사진을 배우고 싶은 이유[바라보기반]김명숙 “이제 장년이 되었나? 하는 마음에 아직 손주는 없지만, 그동안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찍는 재미가 있었는데 좀 배우면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신청합니다” 김시량 “멋진 폰 사진 보면 나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영자 “딸과 같이 사진 배우려고” 박남숙 “사진을 잘 찍어 보고 싶어서,” 박미현 “이웃의 오늘을 남기려고” 이주연 “나만의 의미가 부여된 풍경을 갖고 싶습니다. 그냥 갖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잘… 예쁘게…^^” 이호원 “사진 잘 찍고 싶어요. 어찌나 똥손인지 남길 사진도 없고 누굴 찍어줄 때도 미안해서 기회가 되면 배우고 싶었습니다.” [말하기반]김효은 “사진 찍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학교에 다니며 전문적으로 배울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생 돼서 꼭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또, 최근 여성과 여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관련된 고민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제 친구들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고, 모이면 항상 나오는 대화 주제가 되어 이번 수업에 같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에서 이와 관련된 대화도 많이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스에 참여하게 된다면 수업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 될 거 같아요.” 박재옥 “기억하고 싶은 일상을 기록하기에 사진만 한 것이 없다 여겨 온 지 오래인데, 이 같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정은주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춘천에 거주하면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사진 찍는걸 평소에도 좋아하고, 야매가 아닌 전문적으로 배워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최은진 “평소에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전문가에게 직접 배워 보고 싶습니다” 황예원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신청했습니다.” 여성의 바라보기와 말하기는 세계가 승인하는 문법체계 위에서 이루어지며, 아직 이 세계는 단 한 번도 여성주의를 승인한 적이 없다. 시선이 되는 시선, 말이 되는 말은 기존의 언어를 답습한 것이기에 시선과 말하기에서 여성주의를 찾으려는 우리의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한다. 다만 실패의 부산물을 붙들고 다음 상상을 이어갈 수 있을 뿐이다. 붙들 수 있는 조각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유토피아는 <자기만의 꽃밭> 전시로 여성들에게 계속 말을 걸고자 한다. 단순해 보이는 풍경 사진 하나에도 얼마나 복잡한 삶과 이야기가 붙어 있는지, 이 모든 것들이 무슨 뜻인지 다시 생각해 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