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시설개선사업] 화장실 Up, 힐링 Up! Up!!
2014년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사업 이야기
“완전 좋아요!” “분위기가 밝고 따뜻해져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질 않아요.(웃음)”
부산에 있는 <새길공동체 양지터>에서 새어나오는 행복한 소리다. 얼마 전 2014 시설개선사업 Happy Bath Happy Smile 지원으로 <새길공동체 양지터>와 <순례자의집>이 화장실 개선 공사를 했다.
시설, 집이 되다
<새길공동체 양지터>는 성폭력피해 청소년과 장애인들이 함께 생활하며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이곳은 노후 된 화장실로 인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많았다. 시설 안에 있는 4개의 화장실 중에 고등학생들이 생활하는103호 화장실 노후가 제일 심했다. 환기가 잘 안 돼 곰팡이가 많이 생기고 겨울에는 샤워가 불가능했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지면 깨진 타일에 아이들이 다칠까봐 항상 전전긍긍 했던 103호 화장실이 새 단장을 한 것이다. 샤워 공간을 분리시키고 수도꼭지의 수압이 일정해지면서 화장실 사용시간이 줄고 바쁜 아침에 아이들이 줄서서 대기하는 시간도 줄었다. 이제는 102호 아이들이 103호 화장실을 엄청 부러워하며 사용하고 싶어 한다. 공사 후 생긴 세면대가 적응되지 않아 한동안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세면하던 아이가 있을 정도로 변화는 놀라웠다.
“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장애인들에게 빨리 가서 쉬고 싶은 집. 이런 공간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공간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가지게 되리라 믿습니다.” <새길공동체 양지터> 윤수정 상담원의 말이다.
학교 화장실이 너무 열악해 요즘 아이들은 참고 참다가 집에 와서 볼일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하는데, 이런 학교보다 더 열악한 화장실을 이용해야하는 <새길공동체 양지터> 아이들에게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이제 화장실이 개선되고, 품격을 갖추자 시설이 집이 되어 아이들을 보듬는 힘이 생겼다.
위로와 회복을 가져오다
TV에서 하얀 목욕가운을 입고 고급스런 호텔 화장실에서 씻고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절로난다. 유명한 맛집이라도 화장실이 별로면 그 맛도 별로가 되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화장실이 좋으면 대접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가정폭력피해여성과 동반 아동들이 생활하는 <순례자의 집>은 공기 좋고 물 맑은 시골에 있지만 노후된 건물이라 난방과 화장실이 문제였다. 수도꼭지에선 물이 졸졸 새고, 세면기가 덜렁거려 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다. 가정폭력피해여성들이 처음 이곳에 오면 낯선 환경 때문에 적응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폭력을 피해 왔지만 어둡고 차가운 화장실에서 다치고 멍든 맨살을 드러낼 때 마음과 몸은 더욱 움츠려들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공사를 통해 로맨틱하고 여성스러운 화장실로 바뀌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져 호텔의 화장실과 견주어도 될 만큼이라며 입소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크다.
“가정폭력피해 여성들은 노출되는 것을 힘들어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동이나 장애인 시설들은 자립정착금을 지원하지만 이곳은 자립에 대한 지원이 아주 없기에 이런 도움이 큰 위로가 됩니다. 마음이 침울했던 분들이 이제는 밝게 웃으시고, 이렇게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계셔서 살만하다고 합니다.” 생활지도를 하는 정지연(가명) 상담사의 말이다.
화장실에 품격을 더하라!
화장실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다. 맨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더러운 것을 씻고 배출한다. 가렸던 상처가 나타나고 꾸밈을 벗어던진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 자신을 마주한다. 그러기에 화장실에서 받는 따뜻하고 청결한 위로는 뼛속 깊이, 가슴속 깊이 들어가 새겨진다.
화장실에 품격을 더한다는 것은 우리 몸에 품격을 더하는 것이다. 화장실이 정서를 회복시키고 자존감을 높여주고 있다. 위생을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힐링하는 공간으로, 더 많은 의미를 주는 공간으로 진화하여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름다움과 건강이 시작되는 행복한 공간’을 꿈꾸는 Happy Bath Happy Smile의 바램이요 목적이다.
김영숙(고곰세)
고곰세는 세상과 소통하는 글,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여성생활, 이용시설 및 비영리 여성단체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내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대안공간을 창출하는 시설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