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공간문화컨설팅, 장애여성의 시선을 담다
공간문화개선사업 2016 스토리
도면을 보며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설명을 듣는 시간 |
연일 35도를 기록하던 폭염이 한 순간 사라지고 바로 초가을 날씨가 찾아온 8월 30일. ‘장애여성공감’ 사무실만은 여전히 뜨거웠다.단체가 앞으로 계획하는 활동과 성격, 이용자 특성, 지역 특성을 고려한 공간문화컨설팅을 진행중이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엔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사무국장과 박서연 활동가, 사업전체를 관리하는 여성재단 이해리 팀장, 시공을 담당하는 아모레퍼시픽협력업체 이용필 팀장 그리고 컨설팅 자문을 맡은 SoA건축사무소 강예린 소장이 함께 했다.
최적의 공간 찾기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선이에요. 휠체어를 탄 회원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안전하게 교육받고 소통하며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원해요.” '장애여성공감' 이진희센터장은 <공간문화개선사업>이 이루어지는 교육장에서 가장 원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소모임 공간은 높이 조절 침대, 책상 4개가 있으면 휠체어를 탄 이용자가 편하게 이동하기엔 빠듯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휴게공간에 있는 수납장 폭만큼 소모임공간을 확장하면 좋겠는데. 수납장이 굳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수납해야 할 물품은 창고를 활용하면 어떨까요?”
특히 장애인을 위한 높이 조절 침대는 오래앉아 있을 수 없는 척수장애인에겐 꼭 필요한 물품이다. SoA건축사무소 강예린 소장은 소모임장이 확장된 만큼 옆에 붙어 있는 창고 벽이 소모임장 벽과 선을 맞추길 권했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창고 벽이 넓고 각이 잡혀있으면 페인트만 칠해도 휴게공간이 훨씬 시원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고 한다.
처음엔 깨끗한 도면 | 아리따움 디자인메뉴얼을 기초로 |
단체의 의견을 반영하고 | 컨설팅 내용을 반영하고 |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슬라이딩 도어와 위치, 창문 높이, 책상의 길이, 폭, 위치 등 이동이 자유롭고 편안한 교육환경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여성재단은 공간문화개선사업을 통해 단체활동이 확대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매 컨설팅에 참여하고 있다.
컨설팅, 다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장애여성공감'은 교육장인 대모임공간과 소모임공간 개선을 위핸 지원을 했다. 대모임공간은 장애여성학교, 장애여성독립생활프로그램, 합창단, 악기반, 영화반, 인권반 등 거의 매일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또한 소모임공간에선 회의, 회원 자조모임을 주로 할 계획이다.
대모임공간과 소모임공간으로 교육장이 될 지원 공간 |
“지금 사용하고 있는 공간은 사무실, 상담소, 독립생활센터가 모두 있어 이용자들이 많이 불편했어요. 그래서 옆 공간을 임대해 별도의 교육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정되고 지속적인 교육을 받고, 그게 발판이 되서 장애여성운동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고 있어요.” ‘장애여성공감’ 박서연활동가는 그런 의미에서 컨설팅 작업이 장애여성과 지역 주민의 교육 공간으로 어떤 점이 필요한지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한다.
그리고 ‘공감’ +
‘공간문화컨설팅’ 자문을 맡은 강예린 소장은 2015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성평등도서관’을 설립하기위한 설계공모에 SoA건축사무소가 선정되었고 그 인연이 여성재단의 <공간문화개선사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의 자문이 필요한 사업이고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에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얼까 좀 더 많이 들여다보려고 해요. 물론 내년에도 시간만 허락된다면 참여하고 싶어요.”
왼쪽부터 강예린 소장, 이해리 팀장 | 오른쪽 장애여성공감의 박서연 활동가, 이진희 사무국장 |
그러면서 ‘장애여성공감’과의 인연을 얘기했다. 아주 오래전, 웹매거진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여성공감’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그때 들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고 했다. ‘우리는 극복이라는 단어가 싫다. 사회는 극복하라고 말하지만, 그건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것이다.’ 한 번의 만남이었지만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컨설팅 결과에 따라 세부내용이 확정되면 공사가 진행될 것이다. 극복이 아니라 공감으로 만들어갈 ‘장애여성공감’의 교육장. 장애여성과 지역주민들의 기대가 현실이 되는 실천의 장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변주되길 기대해 본다.
글 ㅣ 이효경(고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