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엄마에게 희망을] 활동가의 든든한 벗 한국여성재단, 고마워요!
십여 년간 활동하면서 일년에 서너번씩은 그곳이 아파서 날밤을 새웠다. 무리하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그 다음날은 여지 없었다. 더구나 숙박 일정이 잡히면 며칠 전부터 화장실의 상태를 살피는 등 활동하는 내내 곤혹스러웠다. 차라리 빨리 치료했더라면 고생이 덜 했을텐데, 버티다가 더 심해졌던 것 같다. 매일 안산까지 왕복 4시간을 이동하며 일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던 7월부터 있었던 항문출혈은 8월까지 계속되었고, 한달 여간 출혈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교육을 지속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지혈을 위해 응급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간 뒤 “직장류와 치핵 4기” 진단, 검사, 입원, 수술까지 두달 여 병가의 시간을 보냈다. 수술만 하면 그동안 날 밤새며 아파하던 날들과도 이별하고 앞으로 통증에서 벗어나서 일하고 살 수 있다니 기쁘고 행복했다. 다만 걸리는 것이라면 남편이 몇 달째 임금체불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경제여건 이었다. 체불된 임금을 받고 다른 사업장으로 옮겨서 일하다보면 그곳에서도 임금 체불되기가 여러 번, 그래서 갑작스런 치료비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하던 중 입원 전 날 함께 일하는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국여성재단의 건강지원사업”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재단이 여성활동가들의 든든한 벗으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다시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지원을 신청한 후 수술하러 들어가는 마음이 가벼웠다. 지원이 된다면 말할 것도 없이 좋겠지만 지원되지 않는다고 하여도“내게 어떤 일이 닥쳐도 혼자가 아니구나.”하는 신뢰와 연대감이 내 가슴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바쁜 시기에 한 사람의 부재는 다른 동료들에게 부담을 줌에도 불구하고, 그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고 쾌차를 응원해준 내가 몸 담아 일하던 단체와 사람들은 나를 고무시켰다.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신뢰가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이 닿지 않는 여성의 삶을, 여성활동가들의 삶을 보듬는 한국여성재단과 같은 단체의 활동에 대한 신뢰와 연대의식을 느꼈다. 적절한 시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건강지원사업은 비단 경제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 도움을 주었다. 여성단체에서 활동해온 나의 시간들이 지지, 격려 받고 있음을 충분히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스스로 ‘활동가’라는 정체성을 자임하기에는 아직 부족하였으나 여성활동가라고 지원을 받으니 오히려 활동가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현재는 수술로 인한 상처도 거의 회복되었을 뿐 아니라, 도리어 예전보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몸이 가벼우니 마음도 여유롭고 즐겁다. 또 마음이 여유로와지니 일을 대하는 내 태도 역시 여유롭다. 여성활동가로서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견인차가 되어주는 한국여성재단과 같은 단체가 있으니 참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2009년 11월 활동가로부터 온 편지 |
엄마에게 희망을 건강지원사업은 2005년 CJ홈쇼핑과 함께 진행한 “엄마에게 희망을” 모금방송을 통해 조성된 기금으로 2007년에 시작되었으며, 이후 재단의 일반모금을 통한 ‘여성건강지원기금’을 조성하여 지원되고 있는 사업이다. 2007년에는 상․하반기 각 1회씩 공모를 통하여 총 28명을, 2008년에는 연중 수시로 사업을 진행하여 총 45명의 여성가장과 여성활동가를 지원한 바 있다.
연중 수시로 추천을 받아 2009년에도 진행 중인 본 사업은 자궁근종, 난소종양, 골반염증, 복합요실금 등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을 포함하여 지속적인 노동으로 인한 척추디스크, 저작 및 소화기능에 어려움을 주는 치과질환, 그 외에도 급성 편도염, 중이염, 충수염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일상생활 및 직장 일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저소득 여성가장 29명과 여성활동가 7명에게 지원한 바 있다. 이들 중 12명의 여성가장은 회복 후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하였으며, 6명의 활동가들도 치료 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2005년부터 개개인의 작은 정성이 모여 차곡차곡 쌓인 건강지원기금은 우리사회의 의료보장의 사각지대를 지원하는 데에 소중하게 쓰여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