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이야기
박영숙홀 전시를 진두지휘한 AGI Society 김영철 대표 인터뷰
디자인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를 꿈꾸고 도전을 합니다.
한국여성재단 재개관 박영숙홀 전시를 진두지휘한 AGI Society 김영철 대표를 만나다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5월 재개관식을 진행하였습니다. 17년 만에 사옥을 새 단장하며 박영숙홀도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박영숙홀 전시를 멋지게 꾸며주신 AGI Society 김영철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밝은 미소와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해 주신 김영철 대표님,
인터뷰가 진행되는 시간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열정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디자인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를 꿈꾸고 도전하는 김영철 대표님의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세요? 함께 이야기 속으로 떠나 보아요. 지금부터 GO GO GO!
김영철 AGI Societ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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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영철 대표님과 AGI Society 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김영철입니다.
AGI Society는 2002년 그래픽 전문디자인 회사로 시작했습니다. AGI(Activism of Graphic Imagination)는 ‘그래픽 상상의 행동주의’라는 말이며, 가치 있는 삶의 변화를 위한 모색과 디자인 활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디자인 일도 하지만 주로는 사회, 문화, 역사적인 이슈와 관련한 사회적 디자인(Social Desig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한국여성재단 재개관과 관련되어 박영숙홀 전시를 기획하고 멋지게 꾸며주셨는데요. 한국여성재단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으시게 되셨나요?
: 한국여성재단 장필화 이사장님과 인연이 있는 이화여대 성예랑 교수님이 학교 때 지인입니다.
재개관과 관련되어 박영숙홀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데 함께 작업을 하자는 제안을 받아 재단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관심을 갖고 내용을 보니 제가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도 연계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민주인권기념관 개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번 박영숙 선생님의 역사를 통해서 한국 여성운동의 스펙트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여성운동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 학창 시절 학생운동을 접하면서 성평등에 관한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이지는 못했죠.
생활하면서 저랑 일하는 여성분들이 많다 보니 ‘헤아려야 할 부분들이 많구나, 다시 생각해야 할 게 많구나’라는 각성이 되면서 하나씩 교정 되고 있는 중이죠.
박영숙홀 전시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한국 여성운동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한국여성재단 1층 박영숙홀이 너무나도 멋집니다. 박영숙 선생님의 일대기가 한 눈에 보여 지는 전시실입니다.
전시 기획을 하시면서 중점을 두셨던 점이 있으신가요?
: 세 가지로 정리를 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여성운동이 키워드였습니다.
두 번째는 박영숙이라는 한 사람의 역사를 바라보는 지점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지금의 여성을 바라보는 시대적 느낌이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젠더 이슈가 많았습니다.
특히 미투 운동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죠. 페미니즘에 관한 여러 해석과 관점들이 나왔고요.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를 살피면서 여성운동에 관해 단면만 볼 게 아니라 종합적 이해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박영숙 선생님의 자서전 『박영숙: 생을 마칠 때까지 현역으로 살고 싶다』는 한국 여성운동의 역사적 맥락과 구체적인 투쟁의 과정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한 역사는 큰 줄기가 있고, 그 줄기에서 파생하는 것들이 있는데 현재 시점에서 한 단면만 도려내어 이야기한다면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거나 곡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박영숙 선생님의 책에서처럼 사건의 맥락을 읽게 하는 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개인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민주화운동, 여성운동, 환경운동이 구분되지 않고 어우러져 확장되어 가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팩트와 감성이 함께 공존하면서 말이죠.
Q. 서울시립미술관 <강제노동희생자 추모전: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 국립생태원 전시연출 총감독, 제주4·3평화기념관, 민주인권기념관 개관 프로젝트 전시총감독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전시 기획 및 진행에도 참여를 많이 하셨는데요. 진행하시면서 나누고 싶은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 보통 전시와 관련된 작업은 여러 사람과 함께 진행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입장에 따른 의견 차이가 드러나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서로에게 답답함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평행선만 유지하게 됩니다.
한 그림을 그리며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가장 난감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면 저는 보통 의견 하나하나에 몰두하는 편입니다. 그러한 의견의 저의를 이해하기 위한 ‘끝까지 듣기’를 말합니다.
합리적 의견뿐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알아야 하니까요. 보통 의견 차이는 이성을 근거 삼아 자신의 감정과 욕망이 숨어있기 때문이죠.
그것이 말로 표현 못하는 어떤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한 편이성을 위한 작업으로부터의 회피인지를 알기 위해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을 충분히 듣습니다.
보통은 사소한 오해, 이기적 판단인 경우이지만 간혹 아무도 생각하고 있는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때도 많습니다.
사소한 의견이라도 정성스럽게 몰두하며 들어주는 것, 이것은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에도 도움이 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소속감, 작업에 관한 열정 등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작업이 즐거워지니까요.
또 한 가지가 있다면 작업을 할 때 대상에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을 위한 애정의 표시, 예의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형식을 알맞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작업에서 바른 세상으로의 변화에 대한 갈망과 열정이 드러나지 않으면 그냥 예쁜 형식만 남은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Q. 김영철 대표님께서는 올해 성평등기금 모금 캠페인에도 동참하시면서 기부를 해주셨는데요. 기부는 OO이다. OO에 들어갈 단어 하나를 선택하신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 편하게 나눠주세요.
: “기부는 발견이다.” 뭔가 발견하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내 마음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며 자기 발견에 대한 깨달음인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몰입하며 손잡고 나아가는 방향으로 함께 하였으면 합니다.
Q. 한국여성재단에 바라는 점, 응원 메시지 부탁드려요.
: ‘박영숙처럼~’ 박영숙 선생님처럼 따뜻한 품성과 실전에 싸워야할 때에는 당당히 나가서 대면도 하고 쟁취도 하고 화해도 하며 이상적인 것이 아닌 구체적으로 싸워야 될 때에는 싸우고 그것을 이루어 내고 사람들의 감성 그 이상의 것들의 행동과 활동들을 지지하고 나아갔으면 합니다.
모든 게 화해로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덜 싸우고 논쟁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보다는 끝까지 맞서 싸울 때는 당당하게 싸우고 이루어 내는 박영숙 선생님처럼 두 개의 양날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여성재단이 잘 되길 늘 응원하겠습니다.
박영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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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소신을 가지고 사회에 멋진 구성원으로서 디자인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주고 계시는 AGI Society 김영철 대표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영철 대표님을 한국여성재단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