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이야기
스토리의 힘: 2023년 성평등사회조성사업 활동공유회
자기 PR(Public Relations)의 시대,
나의 어떤 이야기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보셨을텐데요.
각종 소셜미디어와 뉴스레터 등에 나의 이야기를 전하며 누군가에게 읽혀지길 바라곤 합니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선 방대한 양의 텍스트와 넘실대는 정보 속에 모든 글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글을 읽으셨나요?
그 고민거리를 가슴에 품은 성평등사회조성사업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많은 단체가 분투하며 쌓아온 경험을 홈페이지, 소셜미디어, 뉴스레터 등에 싣곤 합니다.
그중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은 열렬한 호응을 넘어 ‘기부’라는 성과를 낳기도 하는데요.
‘확장성’의 문제와 직결되는 단체의 스토리텔링.
어떻게 대중들에게 여성운동의 역사와 단체 활동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까요?
올해 활동공유회는 문학평론가 최가은 선생님을 모시고,
최근 문학 담론 장에서 부각된 ‘소수자 글쓰기 이론’과 ‘디지털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독립서점들은 어떠한 공통점이 있을까요?
특정 분야 또는 주제에 따라 정렬된 책들과 그에 달려 있는 짤막한 글귀가 눈에 띄는데요.
손님들이 책을 구입하기 전에 참고할 수 있도록 서점에서 직접 책을 읽고 짧은 평을 남겨두는 것이지요.
최가은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아카이브는 이처럼 가능한 모든 자료를 발굴하고 모으기만 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자료의 수집만큼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중심으로 사료를 선택하고 배치하는가, 즉 ‘스토리텔링’과 ‘관점’의 문제입니다.
여성 단체 역사와 같이 주류 담론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거나 왜곡되어 온 역사적 사료는 적극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안 역사란 행간, 침묵, 어둠의 사이에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잘 다듬어진 관점의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오늘날 대부분의 이야기가 오가는 디지털 환경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겠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단수(單數) 감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複數) 감각을 통해 구현되는 공감각적인 멀티미디어 성향을 가집니다. 둘 이상의 매체를 혼합하여 사용여 여러 감각이 동시다발적으로 (…) 또한, 기존의 서사방식과 달리 독자로 하여금 원하는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클릭 등)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요합니다.
이 부분에 많은 분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는데요.
여러 단체가 대응할 현안이나 사회이슈를 SNS에 많이 업로드 하지만
일방향적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쳐,
사람들에게 이슈를 잘 알리고 후원으로 연결시키기 어렵다는 고민을 나눠주셨습니다.
(단체마다 SNS 활용 정도가 제각기 달랐는데요. 인력이 부족한 단체는 말을 꺼내는 순간 책임이 따라와 섣불리 SNS을 만들자는 제안을 하기 어렵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한 단체는 유튜브 구독자 수가 단체 직원 수보다 적다는 웃픈 현실을 말씀해주셨네요 (ㅠㅠ))
한편 ‘SNS의 허수’에 대해 다같이 생각해보는 시간도 보냈습니다.
몇 십만 명의 조회 수와 좋아요를 기록한 영상이 잠재적 기부나 특정 행동의 감화로 반드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이죠.
조회 수, 공감지수나 댓글은 사람들의 관심을 나타내주는 기준이지만,
컨텐츠가 누구에게 어떻게 가닿아 어떠한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다시 한번 논의해보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활동공유회는 올해 진행한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내용을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단체들이 현재 위치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서로 나눠보았는데요.
적은 인력, 부족한 예산, 한시적인 체계 등 단체마다 겪는 비슷한 현실에
자조적으로 웃다가 깊은 동지애도 느끼는 뜨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소속 단체에서 활동한 지 3개월 남짓 되었다는 선생님은 단체들 이야기를 들으니
올해 각자 어떤 사업을 했는지 궁금해졌다고 평을 남겨주셨습니다.
진솔한 스토리가 그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 것이겠지요.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은 어떠셨나요.
소란한 세상에서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전하기 위해
한 해 힘써주신 11개의 단체와 활동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진 않으신가요?
부디 이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스토리였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