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여성학 교수에게 듣는 3. 8 이야기
한국 최초 여성학 교수에게 듣는
3. 8 세계여성의 날
Story Letter #1
|
한국여성재단은 3. 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스토리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스토리 레터는 다양한 젠더 이슈를 ‘한국 최초의 여성학 교수’이신 한국여성재단 장필화 이사장님의 이야기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특집 레터 입니다.
이번 스토리 레터를 받은 순간만큼은 3. 8 세계여성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읽어보면 어떨까요? ?
|
한국 최초의 여성학 교수가 받은
“왜 남성학은 없나요?”라는 질문
|
안녕하세요. 한국 최초의 여성학 교수라는 타이틀로 인사를 하기엔 강단을 떠난 지 오래되어 조금 민망합니다만, 여성학을 빼고 제 소개를 하긴 어렵네요. 1984년에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 교수로 부임해서, 약 32년 동안 여성학의 토대를 만들고, 여성학자를 길러내는 일을 했습니다. 현재는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장필화입니다.
|
여성학이라는 학문이 생소했던 시절에는 “왜 남성학은 없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가끔 남성학을 하겠다고 하는 진취적인(?) 남성들도 만나고요. 그럼 저는 “지금까지의 모든 학문이 남성학이었습니다”고 대답했습니다. 철학, 신학, 문화, 예술, 정치 등 모든 학문에서 수천 년 동안 남성들이 주체였는데 남성학은 왜 없느냐?는 말은 성립되지 않아요. 여성학은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경험과 시각, 관점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사진 1) 여성학 교수로서 강단에서 수업하는 사진
|
3월 8일 전까지 3. 8 세계여성의 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야 하는데 어떤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먼저 3. 8 세계여성의 날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
3. 8 세계여성의 날의 의미와
저평가된 우량주 ‘여성’
|
3. 8 세계여성의 날은 여성의 권리 강화를 위해 UN에서 정한 기념일입니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여성에게 빵(생존권)과 장미(참정권)를!” 외치며 시위를 벌인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요. 한국은 1985년부터 공식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했고, 2018년부터 3월 8일을 법정기념일인 ‘여성의날’로 공식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
사진 2) 2021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인도 찬디가르의 여성들
|
여성들의 투쟁의 역사이면서 3. 8 세계여성의 날은 ‘여성들의 축제’예요. 모든 여성이 함께 즐기며 우리가 필요한 것을 명확히 요구하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수십 년 전 여성들이 외쳤던 ‘빵과 장미’ 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고, 모든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슬로건을 외치는 여성들과 연대하는 날입니다. 누군가는 ‘먹고살 만한데 아직도 빵 타령이냐?’고 할 수 있지만, 여성들이 하는 일의 경제적 가치가 인정받고, 존중받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OECD에 가입한 원년인 1996년부터 26년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남녀 성별 임금 격차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
저는 여성들의 경제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성평등의 핵심이라고 봐요. 그래서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저평가, 우량주 여성에게 투자하세요!’ 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성에 대한 투자는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됩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IMF 총재 시절 “한국이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를 줄이면 국내총생산(GDP)을 10%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며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어요.
▶사진 3) 한국여성재단 1층 교육장에서 찍은 사진
|
교육받고, 취업하고, 사업을 지속하고,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이 필요한데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인 여성들에게 ‘돈’은 생존과 자립을 위한 디딤돌입니다. 여성에게 투자하면 그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믿어요. 주식으로 따지면 여성은 저평가된 우량주이지요.
|
3월 8일은 엄마, 누나, 옆자리 동료에게
장미꽃을
|
3. 8 세계여성의 날은 여성운동의 역사이며 거대한 사회적 변화입니다. 매우 거창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개인의 실천과 변화로부터 시작했어요. 개인의 평화가 사회의 전체 평화를 가져옵니다.
여성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한 수많은 사람을 생각하며 장미꽃을 선물하는 것은 여성과 여성의 삶과 권리에 관한 관심의 촉구이자 성평등 실현이라 생각해요. 장미꽃 한 송이가 만들 성평등 세상을 당신과 함께 꿈꿉니다.
?
|
이번 스토리 레터는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과 죽음을 기리며 제임스 오펜하임이 발표한 ‘Bread and Roses(빵과 장미)‘라는 시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마칠까 해요. 마지막에 ‘삶의 영광을 함께 나누네: 빵과 장미를 함께 나누네’라는 구절이 있어요. 올해 3월 8일은 사랑하는 엄마, 아내, 친구, 옆자리의 동료 등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나누면 어떨까요?
|
한국여성재단이 준비한 첫 번째 스토리 레터 어떠셨나요?
다음 레터는 더 알차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3월 3일 찾아올게요. ? 조금 더 특별하게,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싶은 분들은 저평가된 우량주인 ‘여성’에 투자하세요.
|
한국여성재단 womenfund@womenfund.or.kr 주소: 04001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5길 13 한국여성재단빌딩 5층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