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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깜빡임·흔들림, 살아있다는 증거” 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

2026.08.21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개막식을 열고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가 새로운 뜀박질을 시작했다.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개막식을 개최했다. 올해 영화제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주최한다.

영화제 개최 여정은 쉽지 않았다. 경쟁 부문 역대 최고 출품 수를 기록하는 등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지고 있으나, 윤석열 정부부터 이어져 온 영화제 지원 축소로 국내 영화제 전반의 운영 상황이 어려워진 상태였다. 내달 개최되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경기도의 예산 축소로 일부 시상 부문을 진행하지 않고, 개막식 등 행사 또한 축소하는 방식을 결정했다.

변재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사장은 “영화는 익숙하거나 당연한 것을 낯설게 하고, 질문을 던진다. 영화가 전복적으로 사고하고 도전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아실 것”이라며 “서울여성영화제 역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목소리를 렌즈를 통해 현실 너머 세계까지 확장하는 여성 창작자들 덕분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여성영화제가 돌아와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그동안 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시선으로 세상을 더 넓게 보고 새로운 연대의 마음과 경험을 넓혀간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저 역시 28년 전 연대의 마음과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서 축하의 말씀을 드리는 것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는 축사를 전했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변재란 이사장, 황혜림 집행위원장, 손시내·송효정 프로그래머. ⓒ손상민 사진기자

황혜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격렬하게, 우아하게. 이 말이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아한데 격렬하고, 격렬하지만 우아하게 끝까지 가보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개막식 진행을 맡은 변영주 감독과 배우 봉태규는 “인천, 광주, 전북, 제주, 대구 등 전국에 지역 여성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광주는 아시아여성영화제로 규모를 키우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 1년 내내 여성영화제가 개최되고 있으니, 전국의 여성영화제를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선보인 슬로건 ‘F를 상상하다’(Reimagining F)를 이어가는 영화제는 Film(영화), Festival(축제), Fellowship(연대)에서 Flicker(깜빡임), Failure(실패), Fearless(두려움 없는 용기), Freedom(자유)까지 ‘F’에서 뻗어나가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깜박임과 흔들림을 뜻하는 ‘Flicker’를 내세워 불완전함과 흔들림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질문을 이어간다. 황혜림 집행위원장은 “F에 실패나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는 담지 않았다. 깜빡이고 흔들린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2대 시우프스타를 맡아 영화제 홍보에 앞장선 배우 이연은 ‘Flower’(꽃)의 의미를 더했다. 그는 “아름다운 꽃은 피어나는 시기도, 모양도 모두 다르다”며 “시우프스타로 해야 할 일은 피어난 영화와 목소리를 더 많은 분에게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이 많은 분의 마음에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 관객분들도 마음이 가는 영화 앞에 오래 머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에 참여한 김미조 감독과 이연은 영화제 대표 지원 프로그램 ‘피치 앤 캐치’ 선정작인 ‘경주기행’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왼쪽부터) 장필화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해초(김아현)·오지은·서울여성회, 변재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사장 ⓒ서울국제여성영화제

8회를 맞은 올해의 보이스상은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10주기를 맞아 전국적인 추모 활동을 펼친 서울여성회와 영희페스티벌로 여성 창작자 연대의 장을 마련한 뮤지션 겸 작가 오지은, 국경을 넘나들며 군사주의에 맞서고 가자지구 국제 연대에 참여한 활동가 해초(김아현)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보이스상은 시대에 새로운 방향성을 던지는 여성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1천만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시상은 장필화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서울여성회 대표로 참석한 박지아 성평등교육센터장은 “10년 전 우리는 한 여성의 죽음을 통해 각성하고 모였다. 포스트잇 하나의 힘은 약했지만, 모이고 결집하며 행동하니 사회가 우리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올해 전국 거리를 다니며 다잉 퍼포먼스를 했는데, 목포에서 100명의 여성이 거리에 누웠을 때는 눈물이 많이 났다”며 “여성을 포함한 시민이 안전하길 바라는 것이 쉽지 않고,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거리에 누워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차별이 많은 사회에서 어떤 목소리는 지워지고 들리지 않기도 한다. 목소리를 듣게 하려면 모이고 연결돼야 한다. 앞으로 저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넘어 들리지 않는 사회를 바꾸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지은은 “영희페스티벌 기획자로 큰 상을 받게 됐다. 기꺼이 모여주고, 기꺼이 공연을 즐겨준 수많은 여성 창작자와 여성 향유자가 있어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어떤 자리에 있든 여성을 사랑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해초는 “저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가 할 줄 아는 것이 배를 타는 일이라 항해에 참여했다. 항해는 공식적으로 2008년부터 진행됐지만, 한 번도 가자지구에 닿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무언가 도착하고 있음을 믿는다. 최근 이스라엘 점령군에게 빼앗긴 리나호가 스스로 바다를 건너 레바논에 도착했다. 이러한 도착이 여러 번 겹쳐서 해방을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라 이스하크 감독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상영도 이어졌다. 이번 영화제 개막작은 사라 이스하크 감독의 ‘정거장’이다. 사라 이스하크 감독은 “이 영화에는 10년에 걸친 사랑과 노동의 결실이 담겨 있다. 예멘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한국의 서울에서 선보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영화는 가상의 지역을 배경으로 하지만 제가 2015년 전쟁 발발 당시 예멘에서 목도한 경험을 담고 있다. 배우들은 대부분 비전문 배우로, 실제 경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사라 이스하크 감독을 비롯해 카를라 바디요, 요시다 마유미, 구 후이 인, 다프니 페레르, 크리스티 코, 린 요 스쾨더, 플로라 레즈닉, 하마노 사치, 손명아 등 해외 감독과 김연우, 김유경, 김유진, 박지연, 손광민, 신수원, 양도혜, 유재인, 위은경, 이미랑 등 국내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메가박스 신촌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이어진다. 33개국 121편의 국내외 영화가 상영되며, 특별전과 회고전, 스타토크, 스페셜 토크, 라운드테이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출처 : 여성신문(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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