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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피해자다움’ 깬 ‘부산 돌려차기’ 생존자 김진주 작가, ‘올해의 보이스’

2024.08.23

22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서 시상
기후농부 ‘소란’ 유희정 대표
젠더폭력 피해자와 연대해 온 춘천여성민우회도 수상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22일 ‘올해의 보이스’ 시상식도 열렸다.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세아 기자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선정한 ‘올해의 보이스’ 시상식이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광화문에서 열렸다. 올해 수상자는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생존자 김진주 작가,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농업 방식인 ‘퍼머컬처’ 농법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해온 ‘소란’ 유희정 퍼머컬처네트워크 대표활동가, 2019년 ‘N번방’ 사건 관련 가해자가 춘천지법에서 재판받은 일을 계기로 디지털성폭력 재판 방청연대·모니터링·문제 제기 등에 힘써 온 춘천여성민우회다.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김진주 지음, 얼룩소 펴냄 ⓒ얼룩소

김진주 작가는 적극적인 발화로 젠더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인식 변화에 앞장서 왔다. 가해자의 계속되는 협박과 2차 가해 속 자신의 분투를 진솔하게 다룬 저서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도 펴내 주목받았다. 

그는 영화제 측에 전달한 소감문에서 “이런 뜻깊은 상을 받을 줄 꿈도 몰랐다. 당시 저는 절박했다. 매시 매초 사건은 다르게 흘러갔고 하루하루 가늠할 수 없었다. 재판 이후 이 시간이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주어질 생각을 하니 가만있을 수 없었다. 영원히 피해자를 표현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또 “‘나는 피해자가 되지 않아야겠다’보다 ‘나는 피해자를 도울 거야’ 생각하고, 서로 어울려 지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퍼머컬처’ 농법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해온 ‘소란’ 유희정 퍼머컬처네트워크 대표활동가.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소란’은 서울 은평구에서 여러 농부들, 활동가들과 함께 마을공동체 ‘전환마을은평’을 운영하며 화학비료를 쓰거나 땅을 갈아엎지 않고 탄소를 땅에 가두는 유기순환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어제 밭에서 일하다 쐐기벌레에 쏘였다. 40일 가까이 무더위가 지속되고 기후위기가 가속되면서 이전엔 없던 일들을 밭에서 만나게 된다”며 “‘올해의 보이스’ 수상은 제가 자연에서 만나는 일들을 더 많은 분들께 이야기하란 뜻 같다”고 했다. 이어 “아름다운 밭에서 아름다운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기후위기 극복법을 찾고 있다. 낙관이 있는 곳에서 대안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춘천여성민우회는 그간 디지털성범죄 등 다양한 젠더폭력의 심각성을 우리 사회에 알리고 피해자들 편에서 싸워 왔다.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춘천여성민우회는 그간 디지털성폭력 재판 모니터링 활동가들과 36건의 성폭력 사건 재판 방청을 함께하며 피해자와 연대하고 가해자들에게 정당한 처벌이 내려지는지 감시해 왔다. 

이경순 춘천여성민우회 대표는 “디지털성범죄는 피해자의 영혼과 육신을 철저히 파괴하는 범죄다. 가해자의 목소리만 높고, 피해자의 목소리는 검사나 국선 변호를 통해 약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여성이 죽어야만 겨우 귀를 기울일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간 함께해 온 활동가들, 여성단체들, ‘연대자 D’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이 대표는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절규가 더 크게 울려 퍼지고,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날까지 지치지 않고 연대하겠다”고 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019년부터 최근 1년간 여성 이슈와 현안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각 100만 원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해 왔다. 상금은 한국여성재단이 후원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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