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보도
- 언론보도
[여성신문] [100인 기부릴레이] ① [만남] ‘저평가·우량주’ 여성에게 투자하세요
[만남] 장필화 신임 한국여성재단 신임 이사장
여성학 태동·발전 이끈 여성학자 ‘100인 기부릴레이’ 캠페인 통한 수익금 전액 성평등 문화확산과
코로나19 피해받은 여성 지원
여성은 주식으로 따지면 ‘우량주 돌봄 도맡는 여성 가장 지원하면 살림 피고 자립 통해 경제도 성장
“여성에게 투자하세요. 여성에 대한 투자는 여성 개인의 자립을 위한 지원이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현명한 투자입니다.”
지난 1일 취임한 장필화 신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면 여성에 대한 투자는 곧 사회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한다. 장 이사장은 30년 넘게 대학에서 여성학을 가르친 실천적 여성학자는 이제 모금을 위해 발로 뛰는 사회운동가가 됐다. 한국여성재단은 1999년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여성을 위한 모금·배분을 하는 민간공익재단이다. 여성재단은 1996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1998년 닥친 외환위기(IMF)를 거치며 설립의 필요성이 커졌다. 한국이 OECD 가입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판단한 미국과 독일재단들이 여성단체 등 비영리단체 지원을 끊었고, IMF는 여성단체와 여성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했다. 뜻을 모은 여성 리더들과 100곳이 넘는 여성단체가 1000억원의 기금을 모으자고 시작한 것이 여성재단의 시작이었다. 목표액에는 한참 이르지 못했지만 78억원의 기금은 취약한 여성들의 일상을 회복하는 종잣돈이 됐다.
여성들이 만든 민간공익재단
장 이사장이 파트너 기관을 찾아 “여성에게 투자하라”며 기부를 권하는 것도 더 많은 여성들이 여성재단을 통해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실제로 여성에 대한 투자는 사회·경제 발전의 기반이 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IMF 총재 시절 “한국이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를 줄이면 국내총생산(GDP)을 10%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며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교육을 받고 취업을 하고 사업을 지속하고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이라는 자원이 필요하다. 약자의 위치에 놓인 여성들에게 ‘돈’은 생존과 자립을 위한 디딤돌이 된다. 장 이사장은 여성에게 투자하면 그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으로 따지면 여성은 저평가된 우량주라는 이야기다.
여성에게 더 혹독한 코로나 19
장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100인 기부릴레이’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100인 기부릴레이는 한국여성재단의 대표 모금 캠페인으로 매년 4월부터 한달 간 시민들이 기금을 마련하는데 동참하는 행사다. 지난해에는 3937명이 참여해 약 2억1490만원을 모금했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못하고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어려워져 상황이 좋지 않다.
재난은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재난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지만 약자에게는 생존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경제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더욱 모질고 혹독하다.
장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전지구적 재난 재해 상황에서 한국여성재단의 역할을 새롭게 다짐하며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나눔의 기쁨이 배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이 더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가진 것이 많지 않은 분들이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눴다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IMF(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에 대해 시니컬하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것을 들고 나와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나라는 흔치 않다고 합니다. 메르스 때 얻은 교훈으로 준비를 잘해서 코로나19 때 대응을 잘하는 것처럼 여성재단도 지난 20년 동안의 노하우를 잘 돌아보며 모금 활동을 하고 지원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때 시작하는 100인 기부릴레이에 걱정이 많지만 한번 해보는 거죠. 변화하는 세대에 맞춰 모금 방식도 새롭고 역동적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여성 공익 활동에 쓰이는 기금
2003년부터 시작된 100인 기부 릴레이는 시민모금가인 ‘이끔이’를 중심으로 한 달간 기부자들이 기부를 이어가는 모금캠페인이다. 기부금은 한국여성재단의 성평등사회조성 기금으로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주한 호주대사관 제임스 최 대사, 국군간호사관학교, 유한킴벌리 이호경 전무·신봉철·전병영·조경희 상무,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한국여성재단 홍보대사 진양혜·손범수씨, 가수 이상은 팬모임, 숙명여대 중앙여성학회 SFA 등이 참여했다.
올해 100인 기부릴레이는 4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진행한다.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기금은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성평등사회조성사업’에 지원된다. 특별히 올해는 성평등 문화 확산, 폭력예방, 여성운동활성화 등 여성공익활동 사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에서 더욱 극명해지는 성차별 상황을 개선하고 재난으로 인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 여성단체와 활동가, 생계와 양육, 기본권을 위협받는 취약계층 여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안전할 권리’ 외치는 여성들
여성들이 ‘안전할 권리’를 외치고 있다. ‘강남역 사건’(2016년)을 거쳐 ‘미투 운동’(2018년)과 ‘혜화역 집회’(2018)에 이어 집단 성착취 영상 거래 사건인 ‘N번방 사건’까지. 강남역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명명한 것도,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것도, 불법촬영 편파 수사와 편파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도 모두 여성이었다. 최근 텔레그램에서 이뤄진 집단 성착취 사건을 공론화하고 추적한 것은 ‘추적단 불꽃’과 ‘프로젝트 리셋’의 여성들이었다. 이제 시민감시자들, 여성 당사자가 목소리를 내고 국회와 정부, 사법부를 향해 변화하라고 요구한다.
장 이사장은 N번방 사건 이전에 벌어진 소라넷 등 여성의 몸을 팔아먹고 이익을 챙긴 사건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분을 받을 것을 두고 형량이 이렇게 풀이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두고 평범한 남자로 볼 것이냐, 특별한 이상한 남자로 볼 것이냐로 의견이 나뉩니다. 만약 N번방 사건 이전에 비슷한 사건들을 수사한 수사관과 그들을 변호한 변호사, 판결을 내린 판사들이 평범한 남자라면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이 가해자에 대한 형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형량을 높이더라도 거기에 있는 ‘액터(actor·실행자)’가 보통의 의식 수준으로 얼마든지 빈 자리를 찾아 형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다시 다른 커다란 이슈에 묻혀 변화 없이 지나가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갖게 됩니다.”
여성을 위한 ‘비빌 언덕’
장 이사장은 형량 강화 논의와 함께 평균 남성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여성관, 성에 대한 태도, 도덕적 판단을 새롭게 갖출 수 있도록 문화적·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무부나 여성가족부 뿐 아니라전 부처 정책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성의 몸을 착취를 끊을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통령도 N번방 사건에 대한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통 남자들의 의식수준을 바꿀 수 있는 정책적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챙겨달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한국여성재단이 여성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상징으로 자리잡기를 바랬다.
“많은 여성들이 안전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어요. 이 불안감은 코로나, 앞으로 올 경제위기와 겹쳐 우리 사회의 불안 요소를 더 강화합니다. 한국여성재단은 여성들이 불안하고 어려울 때 믿을 수 있는 구석, 붙잡을 수 있는 곳으로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여성에게 투자하면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한국여성재단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본 글과 사진은 여성신문 홈페이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174
*사진 출처 : 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