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공간문화개선사업> 변화스토리_행복은 바로 지금, 이 곳에서: 원광모자원
-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공간문화개선사업
하루일과를 마치면 어디론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평범한 일상이 ‘특별’합니다. 전주에 위치한 원광빌라는 한부모가장과 자녀가 세대를 이루고 살아가는 모자원입니다. 독립된 공간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각 세대들은 시설 내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소모임에 참여하며 현재 살고 있는 곳을 ‘우리집’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말고 어머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한여름에도 공간이 없어 땡볕 아래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들끼리 소통할 수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 시설 종사자 이OO
“직원들이 사무공간을 줄여 어머니들을 위한 휴게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내었을 때의 그 감동과 감사함은 정말이지 영원히 잊지 못합니다. ‘공간’이라는 매개점을 통하여 직원들의 애사심과 대상자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진정성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시설장 조OO
그렇게 모두의 염원과 마음이 모아진 공간이 탄생하였습니다. 엄마와 자녀가 함께 또 따로 사용할 수 있는 ‘도란도란’이라는 명칭의 휴게공간입니다.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 공간’을 갖기가 참 어려운 삶을 살고 있고, 그렇기에 자녀의 공간을 특별히 구분해서 생각해 볼 여력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른들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자녀의 공간을 존중하는 일입니다. ‘아이가 뭘 알까’싶어서 어른 생각대로 어린 자녀의 분리된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기도 하고, ‘나는 엄마이니까’라는 생각때문에 자녀의 공간에 불쑥 침범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은, 자녀의 물건을 만지거나 볼 때도 먼저 묻는 것이 맞고, 자녀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도 자녀에게 허락을 요청하는 것이 맞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겠지만, 그러한 행동이 습관이 되고 자연스러운 일로 누적되어 진다면 자녀로 하여금 ‘ 내 몸과 내 정신 공간이 인정받는다’는 감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 역으로 자녀와의 관계에서 엄마 스스로를 구분하고 독립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존중 받으며 자란 자녀는, 침범당하는 것을 경험하지 않는 아이는, 다른 친구의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 것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엄마의 자녀에 대한 희생이 아닌, 엄마가 먼저 스스로의 것을 존중하고 풍요로워지면, 자연스럽게 자녀의 것도 존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공간이 가져다 주는 힘은 무궁무진합니다. 이 곳에서 엄마들은 함께 거주하는 엄마들과 쉬기도 하고,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마음이 단단해지는 시간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 곳에서 자녀들은 또래들과 영화도 보고, 숙제도 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 가득한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이 곳에서 엄마와 자녀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엄마와 자녀들은 우리집을 서서히 만들어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