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기 미래여성NGO리더십과정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

  • 유한킴벌리 여성NGO 장학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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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수), 유한킴벌리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래여성NGO리더십과정(성공회대 실천여성학 석사과정)이 11번째 장학생을 맞이하였습니다.
장학증서 전달식에는 제11기 장학생의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성공회대학교 이정구 총장, 한국여성재단 이숙진 상임이사, 한국여성단체연합 김영순 공동대표, 유한킴벌리 김혜숙 상무가 함께 하였습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걸어온 지난 10년간의 역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제 갈길을 찾아가기 위한 ‘길’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줄 6분의 장학생들의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합니다.[제11기 장학생]
강경미 실업극복인천서구지원센터 부설 인천서구지역자활센터 센터장
김성희 서울동북여성민우회 대표
안영미 김포여성의전화 사무국장
임미령 민주노총서울본부 조직국장
조상미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전남지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팀장
한혜경 한국여성의정 운영국장

IMG_4313“안녕하십니까. NGO대학원 실천여성학과 11기 조상미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사회 구조 안에서 발생되는 젠더불평등에 무지했고 그 구조 안에서 주체가 아닌 타자로서의 삶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던  제가 어떻게 이 자리에 서게 된 걸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외할아버지에게 미움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땐 왜 내가 미움을 받는 걸까라는 의문보다는 할아버지와 마주치치 않게 피해 다녔던 정도였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여자답지 않은 행동에 많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덤벙대고 사고대장이었던(동네의 크고 작은 화재사고 안에 여러번 함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절 동네의 한 어르신은 ‘걸썽녀’라고 부르기도 하셨습니다. ‘걸성녀’는 전라도 지방의 사투리로 덤벙대고 조심성이 없는 계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걸썽놈’이라고 부르는 소린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중고등학교시절엔 예쁘지 않음을 착함과 멋있음? 그리고 유머러스함으로 커버하기 바빴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화재 사고로 인해 외형적인 변화가 크게 일어났던, 꽃다운 나이라 불리우는 20대는, 다름으로 인해 내 사진을 사회와 관계로부터 격리시켜야만 했던 시기였습니다. 꽃답지 못해 사랑하는 것이 어려웠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답지 못해 미안함을 가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왜 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사고에, 화염으로 변해버린 외모에 미안함을 가졌던 걸까요? 그러다 순가의 용기로 사회활동을 시작하였고, 여성장애인운동을 하게 되면서 나와 같은 고민과 경험, 아픔을 가진 여성장애인이 너무 많다는 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되풀이 할수록 여성장애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위치, 주여진 성역할들에 대해 사회 구조와 연결시켜 보기 시작했고, 차이를 자꾸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들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름에 대한 이해와 공동의 위치성을 찾기 위한 여성장애운동 역시 여성운동과 장애운동의 발전에 비해 소외되어,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아닌 눈에 보이는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는 실정입니다.

개별 여성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문제제기를 하고 해결하기 위한 실천과정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중간과정이 필요할까 고민이 시작되면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습니다. 그 절실함이 크게 자라 이 자리에 서 있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유한킴벌리와 한국여성재단, 한국여성단체연합, 성공회대학교의 장기적인 지원 역시 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사회변화를 만들어내고 여성임파워먼트 강화를 위한 노력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아직 배가 고픕니다. 더 많은 여성이, 시민사회단체활동가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응원과 지원을 부탁드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제 11기 장학생, 조상미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전남지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저작권자© 한국여성재단> 2017/03/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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