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부모가족지원센터 아따공간 개소식
-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공간문화개선사업
- 여성임파워먼트
한부모의 희망! 아이의 행복! 교육장을 새롭게 단장한 인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개소식을 열고 손님을 맞이했다. 이날은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과 한국여성재단이 함께하는 2017 공간문화개선사업의 결실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준비한 실내화가 부족할 정도로 센터는 손님들로 가득찼다. 그도 그럴 것이 17평 크기의 교육장이 모자라 바깥 공간까지 사람들이 차고 넘쳤다. 손님 많은 개소식에 한바탕 잔치 분위기를 더한 것은 구성진 타령이었다. 미추홀정정가원 박금례 원장이 준비한 축하공연이었다. 그가 선창을 하면 손님들이 후창으로 가락을 맞췄다. 그 사이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박수소리와 사람들이 와락 웃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따뜻했다. 이 공간의 이름이 그렇듯 말이다.
아따공간, 아름답고 따뜻한 공간의 준말을 이름으로 붙였다. 단순한 교육장의 역할을 넘어 이용자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려 하는 바람이 읽힌다. 2014년 11월 발족, 2015년 11월 창립한 인천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인천 부평구 부평4동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자리에 오기 전 다른 단체의 공간을 빌려 썼다가 10평의 작은 사무실을 거쳤다고 하니 말하자면 지금의 자리가 가장 ‘번듯한’ 사무실인 셈이다. 그러나 20년이 넘은 건물에 입주했기에 삭은 창틀로 인해 단열, 방음은 기대할 수 없었고 폐업한 학원에서 의자를 비롯한 가구를 얻어오고 그곳의 바닥 패널까지 뜯어다 직접 시공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상담과 한부모 자조모임, 청소년 인문학 교육, 경제적 지원연계까지 한부모 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으로 동분서주하면서도 공간의 한계 때문에 지원할 수 없었던 한 가지가 늘 마음에 걸렸다. 공간이 주는 정서적 지원과 안정이 그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물론 개소식에 찾아온 내빈이 입을 모아 얘기했던, 한부모 여성들이 다른 계층보다 행복지수가 많이 낮다는 사실이 더욱 정서적 지원의 필요성을 실감케 했다. 너저분하고 산만한, 낡고 어두운 공간에서 한부모 가족을 맞이할 때마다 혹여 공간의 상태 때문에 이용자들이 상처받진 않을까, 상담의 질이 떨어지진 않을까 싶어 활동가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그래서 아따공간, 아름답고 따뜻한 공간이 필요했다. 공간개선도 그 방향에 맞췄다. 어두침침했던 조명을 LED조명으로 교체하고 낡은 창틀은 떼어내고 방음, 단열이 되는 것으로 바꿨다. 하얀 수납장을 벽면에 둘러 수납공간을 확보했고 이동식 책상과 의자로 공간 활용의 다양성도 더했다.
벌써 9년 차, 그간 175개 여성시설의 공간개선을 진행해 온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은 공간의 의미와 변화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개소식에 참석한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김태우 부장은 축사를 전하며 공간이 갖는 세 가지 힘을 언급했다. 공간 자체가 갖고 있는 힘에 변화가 더해지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이후 공간을 채워가는 사람들의 힘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변화시킨다는 얘기였다. 공간개선사업을 진행해오며 만난 많은 여성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이 탄생한 아따공간 역시 단순히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환경을 개선한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부모 가족들이 사회의 편견을 허물고 넘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반과 힘이 되어 줄 것이라 기대되고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느라 지친 한부모 여성들이 위로받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따뜻하고 환하게,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공간으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고 보니 첫 문장에 쓰인 ‘여정의 마무리’와 ‘결실’이란 단어는 다시 주어 담아야할 듯하다. 앞으로 이들이 가야 할 길을 위한 준비였으며 ‘아따공간’은 결실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었다.
“배 띄워라”
개소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한 목소리로 부른 타령가락이다. 한 번이 모자라 몇 번이고 더 불렀던 저 가락처럼 새 배를 띄운 인천한부모가족지원센터의 항해가 순항하기를,
이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전진하는 데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아따’가 힘이 되주길 바란다.
글ㅣ 이소망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