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공간문화개선사업> 변화스토리_더하기와 빼기: 안산여성노동자회
-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공간문화개선사업
“당장의 내일을 담보하는 직장을 대상으로 맞선다는 것은 쉽게 낼 수 있는 용기는 아닙니다. 이러한 용기를 계속해서 내고,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 재충전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우리 ‘안산여노’가 그러한 시간과 공간을 지원하는 것이 그들에게 꼭 필요한 ‘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변화된 이 공간에서 쉼과 돌봄을 통해 그 동안의 소진된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여성노동 인권 침해에 대한 권리 구제 지원을 계속해서 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난 십 수 년간, 우리나라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은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제공했지만, 불안정한 노동층의 확대는 사회양극화와 불평등으로 드러나며, 여성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배체, 혐오 등의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원・하청의 하위 구조인 안산・시흥 반월공단의 여성노동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최전선에서 겪고 있습니다. 열악한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는 청년여성의 일자리 부재로 이어지고 있으며, 서비스 여성노동자들은 끊임없는 감정노동을 요구받고 성적 대상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노동자들의 연대와 임파워링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의 사회변화에 주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활동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 중심에 ‘안산여성노동자회(이하 안산여노)’가 있습니다. 지역 내, ‘여성’과 ‘노동’ 각각을 다루는 단체는 있지만, 이를 함께 다루는 단체는 안산여노가 유일하며, 안산여노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산여노는 마을 안에 위치한 개인 주택으로 마을 주민들조차 ‘여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라 할 정도로 접근성이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내부 역시 매우 노후화되어 있었으며, 특히 교육을 들으러 오는 이용자들을 두 공간으로 나뉘게 하는 오래된 미닫이문은 마음의 거리도 나누는 듯한 ‘장애물’이 되어왔습니다.
공간컨설팅을 통해 이 같은 단체의 애로사항을 확인하였고, 공간을 더하고(통합), 빼기(분리)를 통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공간 통합을 할 수 있도록 짐 보관 용도로 사용 중인 발코니까지 교육장을 확대하였습니다. 또한 최대한 거실공간과 연결될 수 있도록 미닫이문을 포켓도어로 교체하였습니다. 또한 입식과 좌식에 동시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 많은 인원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 외 좌식 방석을 지원하였습니다. 또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 법한 크기의 싱크대를 축소하였고, 수납장 배치를 통해 주방과 거실이라는 공간의 기능 간섭을 최대한 지양하여 분리함으로써 공간의 활용을 높였습니다.
흔히들 ‘이렇게 작은 곳에서 뭘 하려고?’라는 기대와 희망없는 질문에 대표님께서는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상담지원, 일하는 여성을 위한 인권 및 사회교육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활동들을 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여성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나아가 여성으로, 노동자로 안정적으로 일할 권리,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소득을 보장받을 권리,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권리를 지켜내겠다’고 설명하면, 다들 여노자회의 작은 규모에 한 번 놀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님의 당당함과 단단함에 두 번 놀란다고 합니다.
공간을 더하고 빼기를 함으로써 공간의 새로운 형태와 기능이 생겨나면서 공간의 가치가 더해지 듯,
성평등에 노동을 더하고, 차별을 빼고, 페미니즘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더하고, 편견 빼기를 함으로써
다양한 세대와 계층간의 여성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만나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 작은 곳에서 여성들의 힘과 권리를 크게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