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베트남어 배워서 다음에 또 올게
- 베트남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
지난 11월 13일(일),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드는 화창한 가을날, <2016년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 참가가족들이 “최종보고회”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엄마들끼리, 아빠들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서로 인사하며 반가움을 표현하는 것도 잠시, 무대 앞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지난 8월, 베트남 외가방문 7박9일간의 스케치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거든요. 영상 속에 담긴 외가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외할머니다! 삼촌이다!”하며 반가워하는 아이들 속에, 묵묵히 영상만을 보고 또 보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에서 베트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삼촌이랑 오토바이 탄 게 제일 기억이 나요.
삼촌한테 오토바이 타서 재미있다고 얘기했는데 삼촌이 한국말을 못해요.
앞으로 베트남어 배워서 삼촌이랑 꼭 이야기 할 거에요.”
“베트남에 있는 동안 말이 통하는 사람이 없어 큰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부쩍 가까워졌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아빠보단 말은 잘 안 통하지만 언니오빠들과 노는게 좋은지 아이들끼리 놀더라고요.
나중에 헤어질 때는 아이들이 울고불고 해서 애를 먹었답니다.”
“베트남에 다녀와서 아이들이 베트남어를 배우겠다고 해요.
전엔 관심이 없었는데, 삼촌, 할머니, 할아버지와 베트남어로 대화하고 싶다고요.
집에서도 열심히 가르칠거에요.”
한국여성재단 이숙진 상임이사는 “우리 안에 굉장히 많은 서로 다른 차이가 있지만 차이를 알고서도 방치하는 것이 아닌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이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좁혀가는 과정에 앞으로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인사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우리 아이들을 더욱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바로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연구팀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나라를 이해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엄마아빠들은 한국 사회에서 자녀를 키우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사전가족프로그램부터 베트남 현지 프로그램까지 전 과정의 기획.진행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홍영희 교수는 “‘사랑’은 누군가 몹시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며, ‘행복’은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서 흐뭇한 마음이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엄마아빠가 앞으로도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베트남에서의 추억을 하나둘 꺼내다보니 어느덧 최종보고회 1부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베트남 문화를 배우고 온 우리 아이들, 이번엔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로 하였습니다.
3.1운동의 주축이었던 학생단들이 모임을 열고 3.1운동의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했던 승동교회, 서울(한양)의 중심 서울중심표석, 3.1운동 독립선언식 거행장소인 3.1독립선언유적지까지 인사동 내 주요 역사유적지 탐방을 마치고 도착한 곳은 한지공예체험방. 우리 아이들은 연필꽂이를, 엄마아빠는 예쁜 손거울을 한지로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엄마, 아빠, 친구들에게 내가 만든 게 더 예쁘다며 자랑하는 우리 아이들, 아직은 장난기 가득한 개구쟁이 아이들이지만 몇 년 뒤 다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만났을 때는 키도 더 크고 생각도 더 의젓해진 아이들이 되겠지요?
엄마의 고향은 베트남, 아빠의 고향은 한국, 엄마아빠의 고향은 다르지만 우리 아이들이 베트남도 한국도 나의 고향이고 나의 나라임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길에 한국여성재단도 함께할 것입니다.
2007년 <결혼이주여성 가족들의 친정방문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2013년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으로 미래지향적 변화를 거듭해온 본 사업은 단순한 외가방문을 뛰어 넘어 가족 간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부모-자녀 간의 바람직한 상호작용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우리사회 중요 구성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건강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