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오늘과 내일의 희망을 공간에서 찾다 _ 세화주택

  •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공간문화개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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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계룡시의 <세화주택>은 건설회사 혹은 빌라이름이 아니다. 18세 미만의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생활하는 모자원 시설이다. 모자 가정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바꾸려는 시도로, 보통의 가정집과 별다르지 않다는 의미이다. <세화주택>의 주된 활동은 모자가정의 자립지원이다. 2017년은 자립지원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꿈꾸고 있다. <2016 공간문화개선사업>으로 교육장을 개선하고 더욱 커진 꿈이다.

 

공부가 저절로 되는 교육 공간

“창고인지 교육장인지… 애매하고 난감한 공간이었죠.”

천정 바로 아래 벽면 3면에 커다랗고 빨간 소방 배관이 노출되어 위압감을 주었다. 소방 공사 후 천장이 낮아져 기존에 사용하던 게시판과 스크린을 설치하지 못했다. 천장공사를 해서 소방배관을 보이지 않게 하였다. 하얀색으로 벽과 천장을 칠하고 앞면에는 넓은 화이트보드를, 옆면에 차분한 색상의 게시판을 설치하자 공부가 저절로 될 것 같은 교육장이 되었다.

“활동에 맞춰 책상을 옮겨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래된 책상은 무거워서 힘들고 성인용 의자와 아동용 의자가 뒤섞여 있어 불편했죠. 책상 테두리는 낡고 부식되어 투명테이프로 처치해놓기는 했는데 위험했어요. 게다가 운동기구, 피아노와 각종 비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어수선했어요.”

책상과 의자를 새것으로 바꾸고 교육장 뒷면에 수납장을 설치했다. 공간과 어울리지 않던 운동기구와 피아노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 옆면 창가에는 강의용 의자에 앉기 힘든 어린 아기와 가족들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스툴의자을 두었다. 오픈식에 참석한 퇴소자 어머니가 우리 때는 왜 해주지 않았냐고 질투를 할 정도로 밝고 깨끗하고 편리하고 편안한 공간이다. 집중도와 참여율이 확 높아진 교육과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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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추억을 만드는 공간

“방학 때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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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매경 원장은 아이들이 날씨에 상관없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세화주택>교육장은 여름과 겨울에 사용하기 힘들었다.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겨울에 열풍기 2대만 켜도 전기가 끊어지는 곳이었다. 게다가 냉난방 시설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을 위한 방학 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이번 겨울방학부터는 아이들이 TV앞에서 빈둥거리지 않아도 된다. <2016 공간문화개선사업>의 지원을 받아 냉난방기를 설치했다. 교육장 공간개선을 하게 되자 <세화복지법인>에서 전력공사를 지원했다.

“비록 모자원시설에 살았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기억하면 좋겠어요. 먹고 살기 위해 바쁜 엄마들이 못해주는 부분을 많이 채워주고 싶어요. 이 공간이 필요한 이유죠.”

권매경 원장에게 교육장은 아이들이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며, 뭔가를 배우며, 이야기를 나누며 보낸 시간들이 아이들의 추억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 추억들은 재능을 발견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고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 어떤 일을 할 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기에 교육장은 그만큼 중요하다.

 

나 너, 우리가 함께 소통하는 공간

“아직까지 모자가정에 대한 편견이 있어요. 자주 만나고 부딪혀야 우리 생활인들과 지역주민들 사이의 간극이 줄어들지 않겠어요? 멋진 공간이 생겼으니 적극 활용하려고 해요.”

예전에도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을 몇 번 시도했지만 성과가 크지 않았다. 권매경 원장은 새로운 공간을 밑천삼아 마을공동체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한다. 마을간담회나 어버이날 행사에 공간을 빌려준다거나 행사에 음식준비와 설거지도 돕고 무거운 짐을 옮기고 정리하는 봉사를 할 생각이다. 교육장을 지역주민들과 <세화주택> 생활인들이 함께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마을 어르신에게는 말상대할 수 있는 젊은이가, <세화주택> 어머니들에게는 부모가 생기고, 아이들은 할아버지·할머니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세화주택> 가족들이 성장하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며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며 생활하는 것은 오늘을 당당히 살고 내일의 희망을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공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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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송재금(고곰세)

<저작권자© 한국여성재단> 2017/01/06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