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기업이 함께하는 다문화정책 포럼

  • 베트남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

결혼이주여성과 가족들의 친정방문 프로젝트 <날자> 사업이 올해로 6년을 맞이함에 따라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11월 27일 플라자호텔에서 <날자> 사업의 사회적 의미를 공유하고 향후 정책적 지원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 포럼에는 2007년부터 본 사업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온 삼성생명의 곽상용 부사장 및 관계자, 다문화가족지원사업의 주무 행정부서인 여성가족부의 김금래 장관 및 관계자, 다문화지원사업을 기업사회공헌의 중요 활동으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 관계자, 결혼이주여성모임 또는 지원단체 활동가 등 약 70여명이 참석하였다.


먼저 본 사업의 후원 기업인 삼성생명의 곽상용 부사장은 환영사에서 <날자> 프로젝트가 가족관계를 증진시키는 차원만 아니라 한국-베트남의 국가간 교류를 강화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담당할 사업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 베트남 현장에 가서 큰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삼성생명은 한국여성재단과의 파트너십을 통하여 다문화 자녀들이 글로벌 시대의 리더로 성장하는 데 최선의 지원을 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본 포럼의 주제발표를 맡은 김현미 교수(연세대 문화인류학)는 지난 3년간 날자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베트남 국제결혼가족의 베트남 방문이 한국 가족뿐만 아니라 이주여성의 본국 가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김현미 교수는, 대기업과 한국여성재단이 마련한 틀 속에서 이루어지는 친정방문은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 외에도 국제결혼가족의 ‘개별적․사적’ 삶을 보다 넓은 사회문화적 맥락에 재위치시키는 효과를 낳으며, 유입국인 한국사회와 송출국인 베트남 사회 모두에서 국제결혼을 국가 및 시민사회 차원에서 승인하고 그 중요성과 의미를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하였다.

다른 한편, 정부의 다문화가족지원정책은 그동안 인구 감소, 노령화, 결혼시장에서의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인구학적 해결책의 성격이 강하고, 동시에 가족 내부의 문화적 혼종성과 어머니의 사회화 역할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다문화가족 전체를 취약계층과 동일시하여 주변계급으로 전락시키는 문제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김현미 교수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들을 수동적 복지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한국 가족정책의 미래 비전 안에 통합하고 글로벌 사회의 재생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한편 호앙 바 틴(Hoang Ba Thinh)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 교수는 베트남 여성들의 국제결혼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법제 정비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개하며, 특히 한국 남성과의 혼인율이 높아져 한-베 양국의 정부기관이 ‘여성의 권리를 제고하고 건강한 국제결혼 활동을 마련하기 위한 협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지 교육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하는 등 다각도로 교류협력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여성들이 국제결혼의 위기 발생율을 줄이고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에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정부, 기업, NGO측이 참여하여 다문화가족지원사업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소개하였다. 이들은 대체로 인구 사회학적 기준으로 볼 때 다문화가족이 태동기를 지나 발달기로 진행되었다는 점에 동의하며 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응과 해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강복정 본부장(한국건강가정진흥원 다문화가족지원단)은 발달기에는 다문화가족에서도 가족해체율이 증가하고 결혼이민자들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며 자녀세대 성장에 따른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하면서, 이에 대응하고 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중복지원이나 일회성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처간, 부처-지자체간 사업의 조정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하였다.

이성천 삼성생명 지속가능센터 부장은 삼성생명의 사회공헌활동이 정부와 국민이 원하는 사회적 이슈를 발굴하여 이를 적극 해결하는 데 진정성을 가지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중요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하며, 그런 맥락에서 <날자> 프로젝트의 추진 성과를 단계적으로 평가하였다. 먼저 1단계는 2007년~2012년에 걸쳐 진행된 친정방문 사업으로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의 다문화가족 190가족(총 684명)의 모국방문 욕구를 충족하고(참가자 만족도 90% 이상), 한국사회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였다는 점에서 큰 성과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2단계에는 이주여성들의 정보 습득 및 자녀양육과 취업교육 등을 실시하는 모국센터(인천 아이다마을)를 설립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대하는 데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2009~2011년). 그리고 향후 3단계에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정체성 확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 가족지원의 범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소개하였다.

기업사회공헌활동을 컨설팅하는 라임글로브의 유인찬 사회공헌팀장은 한국 기업의 다문화가족 사회공헌활동이 가족관계 증진 및 보육, 기초 생활(의식주 및 의료), 언어 및 사회적응 등에 집중되어 있는데, 다문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초기 상황과 달리 현재는 새로운 이슈와 환경이 조성되는 때이므로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접근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의 혼인 및 가족 구성 단계(입국 전 결혼 준비 단계-가족 형성 및 초기 정착 단계-가족안정 및 자녀교육 단계-사회참여 및 자아실현 단계)를 고려하여 이에 대응하는 정책과 사회공헌활동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제언하였다.

윤난영 군산여성의전화 부장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전국 설치율 87%로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운영되며 표준화된 교육프로그램과 사업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용율은 전국 평균 21%로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는 농어촌이나 중소도시에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이 이루어지는 데 그 원인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관-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거버넌스 모델이 주효하다고 제안하며 안산시에서 운영하는 이주민통역지원센터를 소개하였다. 한편 정책적으로는 이주여성에서 다문화가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자칫 이주여성의 기초 인권보장을 소홀히 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였다. 사회문화적으로는 결혼이주여성을 가난 때문에 결혼을 선택한 여성으로 이미지를 고착화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의식을 전환할 때 당사자들을 더 이상 피해자화하지 않는 해법이 모색될 수 있다고 말하며 이를 지역운동의 중요 과제로 제기하였다.

<저작권자© 한국여성재단> 2012/12/17 14:22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