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활동가 암치료지원 최명숙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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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편지

故최명숙대표님께, 당신의 사랑과 정열을 가슴에 잘 간직할게요

 

 


최명숙 기금 2009년 9월 1일 암으로 세상을 떠난 활동가 故최명숙(前 한국여성민우회대표)님의 유지를 받들어 열악한 여건 속에서 암으로 고생하는 여성활동가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고자 2011년에 마련되었습니다. 한 해 2명씩 선정 지원하기로 하여 지금까지 총 4명의 여성활동가의 소중한 건강 회복에 기여하고 있으며, 2014년까지 운영될 예정입니다. 지난 9월 중순 본 기금에 뜻을 보태고 싶다며 한 기부자께서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감동과 힘이 샘솟는 글이기에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본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최명숙대표님께

 

최명숙 대표님, 안녕하세요. 대자연의 품에 안겨서 가을 날씨를 만끽하고 있는지요.
지난 9월 1일이 3주기라서 여성민우회 식구들과 함께 만나러 갔을 때 최대표님과 함께하고 있는 나무가 많이 자랐더라구요.
참으로 따뜻하고 씩씩하고 성실하고 헌신적인 최명숙 대표님의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우리가 1985년 여성평우회 시절에 만났으니 엄청난 인연이예요. 최대표님은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저는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자매애를 돈독히 해왔었죠. 우리 인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최대표님에게 편지를 쓰는 지금 이 순간, 자꾸 눈물이 나와요. 최대표님과의 작별은, 함께했던 이들이 고문후유증으로, 병으로,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을 때 느꼈던 슬픔보다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최대표가 후배이기에 더 슬픈 것 같아요.

여성환경연대에서 유방암, 자궁암 등 여성 암환우를 지원하는 초록나무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암환우들을 위해 요가수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최대표가 많이 생각났어요. 비록 지금은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이 여성들이 갖고 있는 내면의 치유에너지가 풍성하게 발현되어서 잘 치유될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암환우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정성껏 마련한 강사비를 받을 때마다, 최대표가 참으로 많이 생각나곤 했어요. 그래서 암투병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여성활동가들을 위해 최명숙대표가 남긴 기금에 저도 작은 힘을 보태기로 했어요.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초록나무캠페인 요가수업을 담당할게요.

여성활동가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일하고 생활하는 게 우리들의 소망이잖아요. 최명숙기금이 따뜻한 자매애와 함께 전달되어서 치유의 여정을 밟고 있는 여성활동가들에게 격려가 되었으면 참 좋겠어요.

80년대, 90년대 노동운동을 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선배들이 최근 너무나 많이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참으로 가슴이 아파요. 어려운 때이기에 각자가 갖고 있는 자원들을 함께 나누면서 잘 헤쳐나가리라 믿고 있어요. 함께 나누며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실현하는 게 우리 활동가들의 장점이니까요.

최대표님, 내년에 다시 만나요. 우리 모두에게 보여준 당신의 사랑과 정열을 가슴에 잘 간직할게요.

 

왕인순 드림(서울여성노동자회 이사)

 

 

 

<저작권자© 한국여성재단> 2012/09/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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