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변하니까 단체에 대한 믿음이 커져요_ 대전열린가정폭력상담소

  •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공간문화개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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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에 들어서면 왼쪽 벽에 바로 대전열린가정폭력상담소의 슬로건이 보인다

“ 공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사용했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해야 하는 프로그램과 교육은 이 공간에서 대부분 이뤄지고 있거든요. 공사기간 동안 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공간개선 이후 제일 먼저 한 프로그램은 ‘가정폭력가해자치료프로그램’이다. 김순란 부소장은 교육생들이 새롭게 단장한 교육장을 들어섰을 때 지른 ‘와’하는 함성이 제일 듣기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성 폭력이 근절되는 날까지

<대전열린가정폭력상담소>는 2001년 시작해 지금까지 가정폭력피해여성의 상담과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법률적 지식이 없거나 경제적 사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피해여성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 특히 ‘가족 세우기 프로그램’은 사이코 드라마와 비슷한 치유프로그램이에요. 보통 10~15명 정도의 내담자들이 역할극을 통해 인생의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어가는 거죠. 아이가 자살 시도를 했다든가, 남편이 알코올중독이라든가, 대부분은 가정폭력으로 가장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 입니다.”

보통 주말에는 충주 서천 서산 논산 전주 광주 등 전국에서 참가자들이 온다. 대전은 중앙에 있어 어느 지역에서 오든 교통이 편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욕구를 채워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교육환경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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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에서 열리는 주민센터 간담회 대전열린가정폭력상담소 입구 전경


바뀐 공간에서 폭력없는 세상을 꿈꾸며

오래된 건물, 2층 교육장은 우중충하고 퀴퀴한 냄새가 났다. 거기다 누수로 천정이 내려앉아 지저분하고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그러다보니 내담자나 교육생들은 교육장에 들어서면 어디에 앉아 있어야 할지 망설였다. 또한 노후 된 이런 곳에서 무슨 양질의 프로그램이 나올까, 하는 의심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을 받은 후엔 프로그램이 정말 좋다, 라고 해요. 다만 다른 사람한테 ”거기 가봐, 괜찮아.” 하고 소개해 주기는 힘들다고 말해요. 일단 건물이 교육장이라고 하기엔 문제가 있는 노후 한 가정집이고, 교육에 필요한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았으니까요. 소개받고 오는 사람 입장에선 프로그램, 상담소, 상담사에 대한 전문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죠. 그러나 이젠 ‘확’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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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 _ 이동이 쉬운 책상과 의자, 그리고 빔프로젝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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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의 또 다른 모습 싱크대와 홈파가 있는 주방

천장은 깨끗하게 마감공사를 하고, 같은 공간에 있던 주방은 싱크대와 홈바를 설치해 교육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휴식까지 책임지고 있다. 김순란 부소장은 무엇보다 교육환경이 조성된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몸을 쓰는 역할극에 필요한 이동이 쉬운 책상과 의자 그리고 좌식이 가능한 따뜻한 바닥으로 개선한 점이다. 거기다 빔 프로젝터 설치는 화룡점정이다. 이제는 내담자나 교육생들이 중간에 자주 일어나 드나드는 일 없이 프로그램에 끝까지 집중을 한다.


맘 편하게 누구나 찾아오는 공간

“참여도도 높아졌어요. 개선 전하고 다르게 프로그램이나 교육 알림 문자를 보내면 다 오세요. 오라고 안 해도 자연스럽게 오세요. 프로그램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죠. 이런 효과를 저희만 누리면 안 되겠죠. 교육장이 없는 다른 단체와도 나누고 싶어요.”

그러면서 김순란 부소장은 심리치료프로그램, 가족치료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동호회나 동아리도 만들 계획이다. 왜냐하면 교육장이 가정폭력이나 문제가 발생하기 전부터 도움을 주고받는 공간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바로 동네주민과 회원들, 내담자들이 편하게 드나들며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오픈 된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어요.”

 

글 ㅣ 이효경(고곰세)

<저작권자© 한국여성재단> 2017/01/04 13:45